2026은 새로운 2016이다 - 10년 전을 그리워하는 트렌드의 역사적 뿌리

틱톡에서 4.5배 증가한 '2016' 검색량, 왜 Z세대는 10년 전의 감성을 추구할까? 복고 트렌드의 역사와 현재의 불안이 만난 '향수 마케팅'의 실체를 파헤쳐본다.

류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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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감성이 왜 지금 떠오를까?

요즘 틱톡에서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2016'이라는 단순한 키워드의 검색량이 갑자기 4.5배 급증했고, 160만 개가 넘는 영상들이 올라왔다. 인스타그램에서는 '#2016감성'과 '#2016바이브'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이 3,700만 개를 넘어섰다. 2026년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유행가처럼 2016년을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더 흥미로운 점은 그 시절이 결코 '좋았던' 시대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2016년은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했고, 미-중 갈등이 격해지며 신냉전이 시작되는 등 혼란스러운 한 해였으며, 청년 실업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굳이 10년 전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 '복고' 문화의 계보

복고 트렌드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11년, TV 예능에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센세이션을 몰고왔던 '쎄시봉' 열풍이 대표적인데, 60, 70년대 활동하던 가수들이 무려 40년 만에 TV 프로그램에 잠깐 등장했을 뿐인데, 그 때 그들과 함께 한 문화들이 한 시대를 아우르는 거대한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았다.

역사적으로 복고 문화는 경제 불황기에 강하게 나타난다. 회고 절정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있는데, 이는 청소년기에서 초기 성인기의 기억이 가장 많이 회고되는 현상을 말한다. 즉, 2016년을 경험한 세대가 현재 2026년에 20대에서 30대 초반이 되어 그 시절을 추억하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더 깊이 파고들면, 이러한 복고 현상의 역사는 인스타그램 출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0년 초 케빈 시스트롬이 위치공유 서비스를 개발하며 역사가 시작되었고, 버번은 인스타그램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뒤 2010년 10월 6일 iOS에서 앱이 개시되었다. 시스트롬은 대학교 때 피렌체로 사진 연수를 경험이 있는데 그때 알게 된 저렴하면서도 미묘한 레트로 풍의 사진을 만들어내는 토이 카메라 홀가의 감성을 기억해냈고 사진 톤을 디지털로 재현한다는 목표로 서비스의 방향성을 정했다.

이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2010년대 초반은 '인디 슬리즈(Indie Sleaze)'라 불리는 감성이 지배하던 시대였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 초반 사이의 스타일을 말하는 인디 슬리즈에서 어두컴컴한 클럽에 모여 술과 담배, 록과 디스코 음악을 즐기던 힙스터들은 쾌락주의와 반항을 탐미했다. 이러한 감성이 인스타그램의 필터와 결합되면서 '감성의 상업화'가 본격화되었다.

역사가 반복되는 이유 - 불확실성 앞의 향수

복고 문화가 나타나는 시점은 공통적이다. 복고는 경기 불황기에 늘 떠오르는 트렌드 현상이다. 암울한 현실과 불안한 미래에 소비자들이 과거의 향수를 떠올리며 위안을 삼기 때문이다.

현재의 2026년은 어떨까? 2016년과의 비교가 흥미롭다. 코로나19, 전 세계적인 갈등, AI와 SNS에 대한 피로감이 존재하기 전 과거에 대한 향수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Z세대는 선택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AI의 등장, 기후 위기, 경기 침체라는 삼중고 속에서 SNS 피로감과 알고리즘에 의한 삶의 통제까지 경험하고 있다.

이 점이 핵심이다. 2016년은 과학적으로 현재보다 나은 시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시절은 '디지털이 완전히 장악하기 전'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사람들에게 2016년은 지금보다 덜 복잡하고, 덜 계산적인 순간으로 느껴진다.

복고 트렌드의 역사는 이렇게 반복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가 복잡할수록, 사람들은 '아날로그적 순수함'을 찾는다. 이것은 심리학적 '회고 절정'이라는 개인의 기억 패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집단적 현상이다.

알면 더 재미있는 이야기

인스타그램 필터의 탄생: 사진을 이쁘고 빠르게 바꿔주는 사진 필터는 인스타그램의 공동창업자 케빈 시스트롬이 샌프란시스코의 bar에서 친구들과 칵테일을 마시다가 생각해냈고, 그 아이디어를 옆에 있던 사진 작가 콜 라이즈가 구현해 7개의 필터를 만들었다. 인스타그램 문화의 기초가 된 '감성'은 사실 우연과 술자리에서 비롯된 것이다.

2020년대의 새로운 복고 - 뉴트로: 뉴(New)와 레트로(Retro)의 합성어인 '뉴트로'가 요즘 2030 세대들에게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단순히 예전 시대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것을 현대적인 감성으로 재해석한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다. 2016 감성도 결국 '아날로그 감성 + 디지털 매개'라는 뉴트로의 변형이라 볼 수 있다.

추천 콘텐츠:

  • 넷플릭스 시리즈 '응답하라' 시리즈 (2016 감성의 표본)
  • 영화 '나는 명백히 존재하지 않는다' (Z세대의 현재와 과거의 괴리)
  • 팟캐스트 '컬처 기획자 김용섭의 트렌드 강의' (복고 문화의 심리)

결국 이 트렌드는 "우리는 지금 현재를 너무 일관되게 기록하고 소비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10년 전을 그리워할 때,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그 시대 자체가 아니라 '그때는 몰랐던 순수함'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역사적인 향수 마케팅이 아닐까.


기자: 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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