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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재제청 하라' vs 조희대 '위헌' 무한 반복…대법관 공백 217일, 출구는 있을까?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정면 거부하면서 두 기관의 갈등이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이미 217일째 공석인 대법관 자리를 두고 벌어진 삼권분립 충돌의 현주소를 분석합니다.

정정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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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을 앞세운 '강대강 대치'…출구가 보이지 않는 이유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청에 "헌법적 근거가 없어 응할 수 없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습니다. 9월 22일의 이 선언은 단순한 행정 거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라는 두 권력의 정면 충돌을 공식화한 신호탄이었죠.

갈등의 발단부터 현재까지: 무엇이 문제인가

조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고, 청와대가 "사전 협의 없는 서면제청"이라며 다른 후보를 제청할 것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빚어졌습니다. 이 같은 절차적 불일치가 결국 헌법론까지 비화된 것입니다.

청와대의 입장은 명확합니다. 청와대는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조희대 대법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 국감에서 원고까지 꺼내며 '제청권 방어전'…삼권분립 vs 대통령 임명권 충돌처럼 헌법적 독립성을 강조하며 재제청 요구가 삼권분립을 훼손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진해지는 문제점들

대법관 공백 217일째…후임 제청 놓고 대통령실·대법원 갈등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단순히 '누가 맞는가'의 문제가 아닌 이유는 국민의 재판권이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을 정리하면:

  • 노태악 전 대법관 퇴임: 3월 3일
  • 이흥구 전 대법관 퇴임: 최근
  • 대법관 공석 현황: 217일 이상 (역대 최장기)
  • 예상 공백 기간: 내년 6월(조희대 정년 퇴직)까지 가능성

대법관 전체 3분의 2 이상이 참석하도록 돼 있어 정족수에 문제는 없지만,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판결을 결원이 있는 상태에서 하는 건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대법원 내부에서도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법원 내부 반응을 취재해보니, 한 부장판사는 "어떤 식으로든 갈등이 풀려야 하는 상황에서, 가장 해결과 거리가 먼 선택지를 고른 것 같다"며 "사법부 수장으로서 최선이었냐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닫혀가는 출구의 문들

흥미로운 점은 청와대는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방안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상대방을 물러나게 하려고 법적인 수단을 동원하지는 않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이 교착 상태가 법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채' 계속될 가능성을 높입니다.

조 대법원장이 자신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대법관 공백사태를 묵인하면서 이같은 교착 상태를 내년 6월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9개월 뒤인 내년 6월에 조희대 대법원장이 정년 퇴직을 하기 때문입니다. 새 대법원장 임명에 맞춰 자연스럽게 교착상태가 풀릴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다시 말해, 양쪽 모두 자신의 원칙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시간의 경과'에 기대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칙과 현실, 헌법과 편의성 사이의 내재적 긴장이 이 문제의 본질입니다.

더 깊은 의문: 우리가 놓친 것

이 갈등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누가 맞는가'라는 이분법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 헌법체제 자체가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원장의 제청권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지 못했다는 데 있습니다. 수십 년간 암묵적 관례에 의존해왔던 우리 사법 체계의 허약함이 드러난 순간이기도 하죠.

일각에서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새로운 후보를 추천받는 것을 최선의 출구라고 지적한다. 청와대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도 장기화된 공백 사태를 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의견이다.

현재의 교착 상태는 누가 '먼저 항복'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법 체계가 어떤 구조적 개혁을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권력의 균형과 헌법의 원칙, 그리고 국민의 재판권 보장이 모두 흔들리는 지금, 진정한 출구는 일시적 타협이 아닌 근본적 대화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자 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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