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없이 불태운다…프랑스 시위를 장악한 '블랙 블록'의 정체
지도부 없는 극좌 집단 블랙 블록이 평화 시위를 폭동으로 변질시켰다. 프랑스 정부는 조직적 캠페인을 계획했다고 주장하면서 군 병력까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조직 없이 불태운다…프랑스 시위를 장악한 '블랙 블록'의 정체
17일 프랑스 전역에서 약 50만명이 참여한 시위가 대규모 폭력 사태로 확산하면서 프랑스 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였다. 교육 시스템을 규탄하는 학생들이 주축이었고 높은 생활비에 지친 시민들이 가세하면서 규모가 커졌던 시위가 어떻게 방화와 약탈로 변질된 것일까. 프랑스 정부는 그 배후에 극좌 세력 '블랙 블록'이 있다고 지목하고 있다.
검은 복장 뒤에 숨은 기습 작전
프랑스 정부는 검은 옷과 마스크 차림의 극좌 선동 세력인 이른바 '블랙블록'이 평화 시위를 대규모 폭동과 약탈로 변질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밝혔다. 검은 옷에 검은 마스크 차림의 시위대 일부는 보도블록을 뽑아 투척물로 쓰고, 일부는 폭죽과 화염병을 가져오는 등 역할을 나눈 모습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조직 방식이다. 당국은 이들이 약탈까지 주도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전문가들은 조직적인 지도부 없이 전술을 공유하는 이들의 특성이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설명했다. 블랙 블록은 검은 옷에 복면 등을 착용한 채 시위에서 공권력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집단을 말한다.
기습·약탈의 연쇄고리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은 충격적이었다. 폭력 사태는 같은날 오전 파리에서 평화 행진이 시작되기 전에 발생했다. 프랑스 당국은 일부 폭력 시위자들이 정치와 무관하게 SNS로 모여 상점을 약탈했다고 판단했으며, 경찰은 약탈자들이 스쿠터로 정찰한 뒤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이 몰려와 짧은 시간에 털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당국의 조직성 주장에도 불구하고 핵심 증거는 아직 불명확하다. FT가 인용한 안보 소식통도 극좌 세력이 약탈을 시작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으며, 정부와 검찰은 이들의 연계나 역할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의 강경 대응, 군 투입 결정
시위 대응 과정에서 치안 공백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자 통행금지 연장, 군 병력 투입 확대로 통제력 강화에 나섰다. 로랑 뉘네즈 프랑스 내무장관은 24일 시위 대응에 군의 대도시 테러 경계 임무를 수행하는 상티넬 병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으며, 다만 시위대와 직접 부딪히는 진압 업무에는 일단 투입하지 않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가 기동성을 강조한 것은 인력 투입을 늘려 소규모로 흩어지는 블랙 블록을 추적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찰 과잉진압의 악순환
한편 시위 격화에는 경찰의 과잉 대응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진 시위가 심각하게 격화한 데에는 경찰의 과잉 진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시위 초기 경찰이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대응한 사례가 속출했고 이러한 사건들이 시위대 격분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시위 진압용 수류탄과 고무탄 발사기 사용을 금지할 것을 요구했다.
평화 시위에서 출발한 프랑스의 거리는 이제 경찰의 화염병과 블랙 블록의 방화로 얼룩진 전쟁터가 되었다. 조직 없이 전술만 공유하는 블랙 블록의 기습 작전과 정부의 강경 대응이 만나면서 프랑스 사회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 류상욱
읽고 나서 통찰 훈련소에서 질문에 답해보세요
loading...
통찰 훈련소
0/7 완료기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