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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처박는 선수가 없었나 이천수의 날선 비판, 태극마크의 무게를 다시 묻다

전 축구 국가대표 이천수가 최근 불거진 국대 내부 불화에 대해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5년 이상 이어진 내분 논란과 96라인의 동반 은퇴 시사 사이에서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박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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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처박는 선수가 없었나" 이천수의 날선 비판, 태극마크의 무게를 다시 묻다

지난 10월 2일 베네수엘라와의 평가전. 국가대표팀의 무기력한 경기 모습을 목격한 전 축구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이천수가 최근 불거진 국가대표팀 내부의 불화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이천수는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를 통해 "끊임없이 나오는 대한민국 국대 잡음"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때였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대가리 처박고 뛰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이천수는 "나는 대표팀에 오면 당연히 머리 처박고 경기를 했다"며 "인터뷰 내용을 보면 누군가를 머리를 처박고 뛰지 않는 선수가 있다는 말 아닌가"라고 밝혔다. 단순한 기술 비판이 아니었다. 선수들의 마음가짐까지 문제 삼는 것이었다.

5년이 넘게 이어진 내분의 구조

역사를 사랑하는 이들은 알겠지만, 조직의 내분은 하루아침에 터지지 않는다. 이천수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 당시 불거진 내부 불협화음에 대해 "두 번의 월드컵을 지나면서 벌써 기간이 5년 이상 오고 있는 내용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10년 넘게 대표팀에서 뛰어 본 사람 눈으로 보면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안에서 하나로 섞이지 못하는 무언가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경기력만이 아니었다. 이천수는 김민재가 축구화를 던진 행동에 대해 "너무 흥분이 돼 있었다. 난 이게 진짜 운동장 문제인지, 운동장 외부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운동에만 꽂혀 있던 애들이 다른 외적인 생각이 많은 것처럼 좋지 않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96라인이 일으킨 파문

상황은 급속도로 악화되었다. 우즈벡전 끝나고 김민재·황인범·황희찬이 축구협회 고위층과 면담 뒤 일단락되면서, 한국 축구가 이른바 '96라인'으로 불리는 1996년생 태극전사들의 동반 은퇴 소동으로 휘청거렸다. 전성기 나이의 핵심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벗겠다고 나선 것이다.

축구계에선 이번 은퇴 소동을 96라인과 1992년생 손흥민(LAFC), 이재성(마인츠) 등 고참 라인 사이의 갈등이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단순한 팀 내 불화가 아니었다. 경쟁하는 세대 간의 리더십 충돌이었다.

손흥민 체제, 9년의 짐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의 '2701호 사건', 2024 아시안컵의 '탁구 게이트',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인터뷰 보이콧' 등 손흥민 주장 체제 9년간 누적된 잡음들이 이번 사태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역대 최고의 선수가 이끌었음에도, 왜 대표팀은 끊임없이 흔들렸을까?

축구계 정통한 관계자는 "손흥민은 항상 자신이 중심이 돼야 하는데, 다른 선수들에게 좋게 보였을 리 없다. 그게 쌓이고 쌓여서 여기까지 왔고, 지금에서야 수면 위로 확실히 드러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위가 아닌 논리로

이천수의 조언은 절실했다. 이천수는 "국가대표팀이라고 해도 손흥민이나 이런 친구들이 누군가가 나에게 반문을 한다든지 개길 때는 논리와 축구로 꺾어야 되는데 승질로 꺾으려고 하네"라고 말했으며 "이름과 나이와 이걸로 꺾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라고 강조했다.

세대가 바뀌었다. 선수들의 의식도 변했다. 하지만 조직은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작동하려 했다. 그 간극이 이 비극을 만들었다.

태극마크의 무게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월드컵 탈락의 상처도 아물기 전에, 국가대표팀이 이토록 갈가리 찢길 줄은. 물론 태극마크를 협상 카드로 저울질한 96라인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표팀의 무게를 가볍게 보는 이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천수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태극마크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대표하는 심볼이다. 이천수는 "'누구를 선임해도 안 될 수도 있는 판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상황이 지속되면 선수들에게도 피해가 간다. 지금까지 팬들이 지켜줬지만, 결국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다. 그 시점까지 왔다고 본다"며 입을 열었다.

한국 축구가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이제는 세대를 뛰어넘는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시점이다. 태극마크의 무게를 다시금 짊어질 순간, 그 여정이 시작될 것이다.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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