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포수 박동원과 고독한 에이스 곽빈, 잠실의 가을을 나눴다
LG가 두산을 4-1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박동원의 안정적인 수비와 곽빈의 분투 속에서 펼쳐진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드라마를 담다.
철벽 포수 박동원과 고독한 에이스 곽빈, 잠실의 가을을 나눴다
14일 밤 서울 잠실야구장은 가을의 치열한 숨소리로 가득했다. LG와 두산이 벌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LG가 4-1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제 LG는 17일부터 전남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곽빈, 역사의 무게를 지고 마운드에 섰다
두산의 에이스 곽빈. 그 이름만으로도 대결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곽빈은 올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다. 2026시즌 정규리그 27경기에 나서 11승 7패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2.24)과 탈삼진(197개) 2관왕을 차지했다. 리그의 최강자, 그리고 한국 야구대표팀의 '에이스'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선수였다.
그러나 큰 무대는 그에게 고통의 장이었다. 그는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약했다. 통산 6경기에 등판해 승리가 없었다. 곽빈의 성적표는 3패. 평균자책점 7.58이었다. 2024년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악몽은 여전했다. 지난 2024시즌 kt 위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악몽' 그 자체였다. 정규시즌 15승 다승왕 곽빈은 선발로 출전했다. 곽빈이 1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실점으로 무너진 것이다.
그 트라우마는 이날도 따라붙었다.
첫 이닝, 모든 것이 결정되다
LG의 테마는 '곽빈 흔들기'였다. 1사 1루 위기에서 곽빈은 오스틴 딘을 만났다. 직구로 헛스윙까지 유도했지만, 시속 128km 커브가 높게 들어가고 말았다. 오스틴은 곽빈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비거리 120m의 2점 홈런포를 터뜨렸다.
1회에만 다섯 개 이상의 공을 던져야 했던 곽빈. 초반에 흔들렸던 곽빈이 다시 제 흐름을 찾았다. 홈런 한 방이 아쉽긴 했지만, 6이닝을 2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곽빈은 6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0탈삼진 2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10개의 삼진으로 그는 자신을 아꼈다. 하지만 더 이상 도움이 될 것은 없었다.
박동원, 포수의 품격으로 LG를 지켜내다
야구의 세계에서 포수란 팀의 감독이 된다. 박해민은 7회 만루 위기에서 호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그것이 포수의 역할이었다. 마운드를 안정시키고, 위기를 읽고, 때론 몸으로 막아내는 존재. 박동원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에 앞서 "곽빈의 투구수를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가 첫 번째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홍창기, 박해민, 오스틴 딘, 문보경, 박동원 등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던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험 많은 포수의 손길이 필요했던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잠실에서 울어야 할 것과 웃어야 할 것
곽빈이라는 최강의 선발 카드조차 LG 트윈스의 가을 본능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것이 오늘의 결론이다.
두산의 에이스는 경기를 '조절'했다. 하지만 운명을 바꿀 수는 없었다. 큰 경기에서 약하다는 꼬리표는 여전히 그의 어깨에 묵직했다. 포스트시즌이라는 무대에서 그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소진되어가고 있었다.
한편 포수의 철벽 수비와 관록 있는 타선의 결합은 LG에 또 다른 기회를 안겨주었다. 정규시즌에서는 5위로 힘겨웠던 팀이었지만, 포스트시즌의 무대에서는 다른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KIA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LG의 가을은 이제 시작이다.
가을 잠실의 불빛 아래, 곽빈은 얼굴을 감싸 쥐었을 것이다. 그리고 박동원은 또 다른 팀의 위기를 막기 위해 준비했을 것이다. 이것이 포스트시즌이다. 모든 팀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모든 에이스에게 시련이 찾아오는 그런 계절 말이다.
기자 한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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