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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메달리스트들의 '무경쟁 청약'…96%가 혼자 당첨된 우수선수 특공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우수선수 특별공급에서 당첨자 96%가 경쟁자 없이 선정됐고, 일부 단지는 분양가 대비 최대 10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오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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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달리스트의 '나홀로 청약'…96%가 경쟁 없이 당첨되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딴 선수에게 아파트를 우선 공급하는, 이른바 '우수선수 특별공급'에서 당첨자 대부분이 경쟁자 없이 선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흡사 청약이라는 이름만 남겨둔 채, 이미 예정된 당첨 통지서를 받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입니다. 일반 국민들이 수십, 수백 대 일의 경쟁률 속에서 땀 흘리며 청약 번호를 누르는 그 순간, 한편에서는 경쟁자 한 명도 없이 당첨 확정 통보를 받는 선수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놀라운 통계: 23명 중 22명이 혼자였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우수선수에게 특별공급으로 배정된 아파트는 모두 31개 단지, 34가구이며, 최종 당첨자는 23명으로, 단 한 명을 제외한 22명이 모두 경쟁자 없이 혼자 청약해 당첨됐습니다.

이 수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청약'의 정의를 근본적으로 흔들어 놓습니다. 청약이란 본래 여러 사람이 한 물량을 놓고 벌이는 경쟁 속에서 운과 실력이 함께 작용하는 과정인데, 여기서는 절대 다수가 그 경쟁 과정 자체를 거치지 않은 것입니다.

"10억에 가까운 시세차익"…부의 이동의 현장

더욱 가슴 아픈 부분은 이 우대 조치의 경제적 가치입니다. 경쟁 없이 당첨된 아파트 가운데는 분양가와 현재 시세의 차이가 10억 원에 가까운 곳도 있었습니다. 지난 2016년 분양된 하남감일의 아파트는 전용면적 84㎡가 당시 4억 7천만 원이었지만, 올해 10월 기준 주변 실거래가는 14억 6천만 원으로, 약 9억 9천만 원 올랐습니다.

한 가구의 차익만 해도 거의 10억 원입니다. 세종 행복도시의 한 아파트도 분양가보다 현재 시세가 약 2억 2천만 원 높았고, 의정부와 평택의 아파트 역시 각각 9천3백만 원과 8천5백만 원가량 올랐습니다. 이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부의 이동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드러냅니다.

제도의 취지와 현실의 괴리

우수선수를 특별공급 대상에 포함한 것은 1983년부터이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선수들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위선양을 위한 격려와 보상이라는 본래 의도는 분명 있었습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보면, 이 제도는 소수의 선수들에게만 눈부신 혜택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변질된 느낌입니다. 더군다나 최근 5년간 우수선수 특별공급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은 선수는 72명에 불과합니다. 이들이 받은 특별공급 물량이 실제 내집마련을 꿈꾸는 일반 국민들의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닌가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는 이유

누구나 한 번쯤 "왜 하필 나만?"이라는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청약통장을 들고 몇 년을 기다리며, 매월 적금을 붓고, 청약에 떨어지기를 거듭하는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 이 소식은 그야말로 회의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은 인기 단지에서는 상당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도 이어져 왔습니다. 이제는 단순한 "논란"을 넘어, 제도 자체의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시작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역세권과 학세권에 몰려있는 청약 열풍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현실과 꿈 사이의 거리를 실감합니다. 누군가의 메달은 누군가의 포기가 되고, 누군가의 특권은 누군가의 불공정함이 되는 이 구조. 우리는 이 문제에 진지하게 마주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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