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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문자에 새겨진 인류의 첫 번째 도서관, 니네베 도서관의 기적

기원전 7세기 아시리아의 니네베 도서관은 역사상 최초의 체계적인 도서관입니다. 왕 아슈르바니팔이 세운 이 도서관이 오늘날 우리에게 전하는 지식과 민주주의의 교훈을 살펴봅니다.

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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쐐기문자에 새겨진 인류의 첫 번째 도서관, 니네베 도서관의 기적

역사 속 모든 문명은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기록하려는 욕망'입니다. 말은 사라지지만 기록은 남기 때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기원전 7세기에 메소포타미아에서 탄생한 니네베 도서관은 단순한 건물이 아닙니다. 이것은 문명이 지식을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제국의 왕이 책을 모으기 시작하다

아시리아의 왕 아슈르바니팔(기원전 668-631년 재위)은 군사 정복으로 유명한 제군일 뿐 아니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서재 수집가'였습니다. 기원전 7세기에 만들어진 아시리아 왕 아슈르바니팔의 니네베 도서관은 최초의 도서관으로 평가됩니다. 그의 통치 시기에 아시리아 제국은 막강한 군사력으로 메소포타미아 대부분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강력한 왕이 택한 문명 사업이 바로 도서관 건설이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아슈르바니팔은 제국 전역에서 점토판들을 수집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고대에는 점토판에 글자를 새기거나 필경사가 직접 필사하여 책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책은 귀중한 재산이었고, 전쟁이 일어나면 정복의 의미로 약탈 혹은 파괴되는 대상이었습니다. 당시 문명에서 '책'은 국가의 가장 귀한 재산이었던 것입니다. 아슈르바니팔은 이런 점토판들을 의도적으로 수집하고 분류하여 보관함으로써, 역사상 최초로 조직화된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진흙 위에 새겨진 문명의 기억

니네베 도서관에서 발견된 유물들이 얼마나 방대한지 생각해보면, 아슈르바니팔의 지식욕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에 고고학자들에 의해 쐐기문자가 새겨진 2만여 개의 점토 서판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에블라 도서관의 전설은 사실로 판명되었습니다. 이 도서관에는 문학, 역사, 의학, 수학, 천문학, 마법, 점술 등 당시 인류가 알고 있던 거의 모든 분야의 지식이 수집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유명한 유물은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인류 최초의 문학작품으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니네베 도서관의 점토판에만 남아 있었습니다. 만약 아슈르바니팔이 이 도서관을 건설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인류 최초의 문학을 영원히 잃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도서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집중과 분산 사이의 역사적 교훈

흥미로운 점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약 600년 뒤에 비슷한 목표로 건설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세계의 모든 지식을 한 장소에 모으려는 야망으로 유명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도서관들이 계속 만들어졌을까요?

그것은 문명이 자신의 시대를 기록하고, 미래 세대에 전하려는 근원적 욕망 때문입니다. 니네베 도서관이 아슈르바니팔의 통치 아래 만들어진 것은 단순히 취미나 사치가 아니었습니다. 제국의 통치자로서 그는 자신의 통치를 정당화하고, 민족의 지혜를 보존하고, 후세에 유산을 남기려는 절실한 필요성을 느꼈던 것입니다.

오늘날의 우리에게 남긴 메시지

역사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습니다. 만약 니네베 도서관이 파괴되었다면, 혹은 처음부터 세워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길가메시 서사시》와 같은 고대의 위대한 작품들은 영원히 사라졌을 것입니다. 그것이 전 인류의 손실이 되었을 텐데, 당시에는 누구도 그 중요성을 완벽히 인식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현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시대의 기록들—전자기록, 과학 자료, 문화유산—을 얼마나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도서관은 문명이 거듭되고 역사가 바뀌어도 결코 사라지지 않을 단 하나의 공간이며, 그 공간에는 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그것은 앞으로 살아갈 모든 이들에 또 다른 역사를 이끌어가는 원천이 됩니다. 아슈르바니팔이 남긴 니네베 도서관은 260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지식을 지키는 것이 곧 문명을 지키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역사 속의 도서관 사서입니다. 현재를 살면서 남겨야 할 기록이 무엇인지 신중히 생각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니네베 도서관이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오래되고도 가장 현대적인 질문일 것입니다.


기자명: 추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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