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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심판대에 선 국제법!…노벨평화상 나비 필라이 수상에 미·이스라엘 '격분'

국제법과 인권 증진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남아공 법률가 나비 필라이의 수상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법'을 놓고 벌이는 선전전의 현장을 들여다봅니다.

추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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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의 최전선에서 강직함으로 '법치주의'를 외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조인 나비 필라이(85)가 202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겉보기엔 경사스러운 뉴스지만, 평화상 발표 직후 벌어진 국제사회의 반응은 예측 불가능한 격렬함으로 돌변했죠.

필라이의 수상이 이렇게까지 '뜨거운' 이슈가 된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국제 정치의 가장 예민한 지점—'법'의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85세 법률가, 왜 이렇게까지 중요한가?

단순히 국제 인권 변호사라고 치부하기엔 필라이의 경력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필라이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을 역임했으며,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에서도 활동해 온 국제 인권법 전문가입니다. 단순히 말만 하는 활동가가 아니라, 실제로 국제법 체계 속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해 온 인물이라는 뜻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의 '한결같음'입니다. 필라이는 옛 남아공 흑인 차별 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섰던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을 변호하는 등 평화와 국제법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반세기를 넘게 '약자를 위한 법'을 추구해온 셈이죠.

노벨위원회는 그가 전쟁범죄와 반인도범죄, 집단학살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중대 범죄에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말하자면, 강대국도 '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원칙을 국제 무대에서 관철시켜온 인물이라는 의미입니다.

'21세기 최대의 거짓말'…이스라엘의 격분

하지만 평화상 발표 직후 벌어진 반응은 극적으로 달랐습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노벨위원회가 필레이 재판관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을 두고 "21세기 최대의 거짓말에 상을 수여했으니 나치 독일의 선전장관 요제프 괴벨스가 틀림없이 지옥에서 환호하고 있을 것"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이토록 격렬한 반응의 핵심은 역사입니다. 필레이 재판관이 위원장을 맡았던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독립조사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주민 살해와 심각한 신체·정신적 피해 등 집단학살(제노사이드) 방지 협약이 명시한 5가지 중 4가지 행위를 자행했다고 결론 내린 바 있습니다.

필라이가 이끌었던 유엔 조사위원회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을 '집단학살'로 판정했다는 의미죠. 업계 관점에서 보면, 국제법 체계 내에서 가장 무거운 죄명 중 하나를 부과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그 당사자가 노벨평화상을 받은 것입니다.

이스라엘이 느끼는 불만의 정체: 필라이를 통해 국제 사법부가 '법'의 이름으로 이스라엘의 행동에 책임을 묻고 있다는 신호가 세상에 전해진 것이죠.

우려하는 미국, 반발하는 국제사회

미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공된 뉴스에 따르면 미국도 이 수상에 반발하고 있으며, 노벨평화상 발표 직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제재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왜일까요?

'법의 정치화'를 놓고 벌어지는 각축전이라는 맥락을 이해해야 합니다. 강대국들의 입장에서 보면, 필라이는 국제 재판 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군사 작전과 정책 선택을 제약하는 '불편한' 존재입니다. 한편 국제법 준수를 외치는 진영에서는 필라이야말로 '법의 균형추'를 유지하는 상징적 인물입니다.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은 국제사회가 '누가 법을 지배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에 직면했음을 의미합니다. 강대국의 뜻이 국제법 위에 있을 것인가, 아니면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법의 원칙이 있을 것인가—말하자면 이 질문이 현재 세계 무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전전'의 핵심입니다.

역설적 평화상

평화상이라는 명칭이 역설적으로 들릴 정도로, 이 수상은 국제사회의 갈등을 오히려 심화시킨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노벨위원회가 이를 '평화'라고 정의한 이유를 생각해봅시다.

필라이의 이번 수상은 국제법을 통한 책임 규명과 인권 보호가 평화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즉, 폭력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인 셈입니다.

기자의 시선

이 뉴스가 중요한 이유는 먼 나라의 외교 갈등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국제법이 실제로 작동하는가, 강대국도 법의 지배를 받는가—이 문제는 결국 우리 모두의 삶 속에서 분쟁이 어떻게 해결되는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필라이의 노벨평화상 수상이 촉발한 국제사회의 현재 갈등은, 우리가 '법치주의'라고 부르는 그 근본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 것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렇기에 더욱 주목할 가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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