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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반복된 경찰의 실종수사 부실···'장미란'으로 다시 터진 구조적 문제

개구리 소년부터 장미란까지, 경찰의 실종 수사 대응이 30년째 반복되는 부실을 드러냈다. 제주에서 한 경찰관이 3시간 만에 허위 종결한 사건이 또 다른 비극으로 이어지며 법 공백 논의까지 불붙었다.

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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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반복된 경찰의 '실종 수사 부실'···이제 무너졌다

이게 실종 신고였을까, 아니면 혐의인데 처리한 건 아닐까. 경찰이 제주 한림읍에서 발견한 시신을 부검한 결과, 지난 5월 근처에서 실종된 장미란 씨로 최종 확인했습니다. 102일 만에 찾은 시신은 너무 가깝기만 했다. 장미란 씨가 머물던 숙소와 직선거리로 4백여m, 도보로 10분 거리밖에 안 되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게 하나 더 있다. 어제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 씨는 실종신고 세 시간 만에 담당 경찰관이 허위로 사건을 종결시키면서 수색이 중단됐었는데요. 신고 후 겨우 3시간. 그 시간에 무슨 수사가 가능할까.

경찰의 단독 '판단'···298건을 혼자 처리했다

이 경찰관이 벌인 일들을 보면 정말 '무서운 수준'이다. MBC 취재 결과, 부 경장은 경찰 내부 실종자 관리 시스템에도 거짓 기재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단순 과실이 아니라 의도적 기록 조작이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이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니라는 점이다. 장미란씨와 60대 남성과 관련한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A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담당한 실종 신고는 298건으로 확인됐다. 한 명이 약 16개월간 거의 300건을 혼자 처리했다는 건데, 이게 관리 가능한가?

"업무 처리가 미숙한 경찰관이라면 미종결 사건을 오래 보유할수록 팀장 등으로부터 '연락은 해봤느냐' 식으로 계속 점검을 받게 되는데, 이번처럼 기본적인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면 이런 지적을 피하려 사건을 서둘러 종결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종전담수사관)

한 경찰관의 책임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붕괴

업계 관점에서 보면, 이건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다. 담당 경찰관 개인의 일탈뿐 아니라 성인 실종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인식과 사건 종결 구조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재수사를 할 시점 그동안 주변 CCTV는 대부분 저장 기간이 만료되어 핵심 단서가 사라졌다. 하필이면 허위 종결로 인해 수사가 중단된 102일 동안. 그 기간이 CCTV 증거를 사라지게 했다. 이제 나중에 재수사를 해도 현장에 남은 증거가 얼마나 있겠는가.

"또 다른 실종사건"···이미 한 번 더 있었다

장미란 사건이 처음일까? 아니다. 제주에서 실종 상태였던 남성이 5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경찰은 실종자의 소재를 확인했다고 이미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같은 경찰관이 저지른 또 다른 사건이다. 부 경장은 지난 5월 장미란 씨 실종 사건과 지난 7월 60대 남성 실종 사건을 담당하면서 가족들에게 "연락이 닿았다"는 취지로 거짓말한 뒤 사건을 자체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30년이다"···개구리 소년에서 장미란까지

이 문제가 정말 심각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이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1년 3월26일 대구 달서구에 사는 초등학생 다섯 명이 "도롱뇽 알을 찾으러 간다"며 집 근처 와룡산으로 향했다가 실종됐습니다. 그로부터 11년 뒤인 2002년 9월26일 와룡산 중턱에서 실종 소년 다섯 명의 유골이 발견됐습니다. 개구리 소년 사건이다.

개구리 소년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35년. 그사이 경찰의 실종 수사는 뭘 배웠을까?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오늘의 장미란 사건을 보면 말이다.

법안만 10건···11년째 갇혀있는 '제2 장미란 방지법'

문제를 아는 것과 고치는 것은 다르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장미란씨와 60대 남성과 관련한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A경장이 지난해 3월부터 지난 11일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하며 담당한 실종 신고는 298건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놀랍지만, 더 놀라운 건 성인 실종자 보호법이 국회에 10건이나 상정됐다는 것, 그럼에도 11년째 법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입법의 공백이 얼마나 처참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이제 누가 책임질 것인가

한 경찰관의 구속은 임시방편일 뿐이다. 필요한 건

  • 현장 점검 시스템의 재정비: 1인 종결 구조 폐지, 상급자 승인 제도 강화
  • 성인 실종자 보호법 제정: 11년 계류 중인 법안들의 조속한 입법
  • 경찰청 실종팀의 인력·재정 확충: 298건을 한 사람이 처리하는 일이 없도록
  • 사건 추적 시스템 고도화: CCTV 자동 보존, 초동 수사 강화

이 기사를 읽는 당신의 가족이 혹시 모를 실종 상황에 빠진다면? 경찰에 신고했을 때 겨우 3시간 만에 '일단락'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 문제는 '경찰 효율성'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기본 의무 문제다.

개구리 소년에서 35년. 그 사이 경찰은 다시 한 번 같은 실수를 했다. 이번엔 언제쯤 제도적 답을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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