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일 만에 거주지 5분 거리에서…뒷북 수사로 사라진 CCTV 증거
제주에서 3개월간 행방불명된 장미란씨 추정 시신이 숙소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경찰의 허위 종결 처리로 인해 중요한 증거들이 소실되었다.
숙소 5분 거리에서 104일 만에…경찰의 '뒷북 수사'가 남긴 것들
정말 충격적인 뉴스죠?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37)로 추정되는 시신이 실종 104일 만인 24일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5분 거리'의 비극
장씨가 장기 투숙하던 숙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400m 떨어진, 도보로 5분 거리에서 시신이 발견돼 경찰은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거주지에서 겨우 5분 걸리는 거리입니다. 그곳에서 104일간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니요.
사라진 증거들의 미스터리
이 비극을 더 깊게 파고들면, 경찰의 초동 대응 부재가 얼마나 치명적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는 CCTV 영상입니다.
한림읍 일대 CCTV는 118대의 영상이 장씨 실종 이후 보존기간 30일이 지나 자동 삭제됐고 경찰의 공식 열람 요청은 실종 추정일로부터 98일이 지난 뒤에 이뤄졌습니다. 너무 늦지 않았나요? 지난 5월 최초 신고를 받은 A 경장이 허위로 종결하지 않았다면 CCTV 영상이 보존돼 장씨를 신속하게 찾을 실마리가 충분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찰 부실수사의 전말
장씨는 지난 5월12일 오후 10시15분께 휴대전화만 들고 제주시 한림읍 자택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가족은 사흘 만인 15일 실종신고를 접수했지만 A 경장이 이를 허위 종결하면서 초동 대응이 늦어졌습니다.
허위 종결의 수법
A경장은 지난 5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장미란씨 사건을 맡아 장씨와 직접 통화해 안전을 확인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기록한 뒤 사건을 종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단순한 업무 태만이 아니라 적극적인 거짓 기록입니다.
사건의 파장: 또 다른 피해자
이것이 장미란씨만의 비극일까요? 아닙니다.
지난 7월2일 실종 신고된 60대 남성과 관련해서도 가족에게 '연락이 닿았다'고 말한 뒤 사건을 임의 종결했습니다. 이 남성도 지난 22일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같은 경찰관이 저지른 같은 종류의 범죄죠. 이 경찰관이 담당했던 실종 사건이 200건에 이른다는 보도도 나올 정도입니다.
'뒷북 수사'의 결과
이미 발생한 비극을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요?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는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사건 종결 및 지휘를 점검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도 국민의 분노를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죠.
경찰의 조치
제주경찰청은 24일 직무유기와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의 혐의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35)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다만 법원의 체포적부심 판단이 엇갈렸다는 점은 법리적 논쟁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질문
이 사건을 보면서 정말 묻게 됩니다. 어떻게 400m 거리를 104일이나 찾지 못했을까? 왜 초동 단계에서 확인 없이 종결했을까? 그리고 이것이 유독 제주에서만 일어난 일일까요?
실종 여성을 3개월 방치한 경찰의 '거짓 종결' 수법을 다룬 이전 기사에서도 같은 경찰관이 다른 실종 사건도 유사한 방식으로 처리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시스템 자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또 다른 '허위 종결' 사건처럼 이미 발견된 다른 피해자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록되어야 할 것들
| 구분 | 내용 |
|---|---|
| 실종 날짜 | 2026년 5월 12일 저녁 |
| 실종 신고 | 5월 15일(사흘 뒤) |
| 허위 종결 | 즉시 |
| 시신 발견 | 8월 24일(104일 뒤) |
| 거리 | 거주지로부터 직선거리 약 400m |
| 관련 CCTV | 118대 모두 자동 삭제됨(보존기간 30일) |
이 사건은 단순한 경찰의 부실이 아닙니다. 허위 기록, 증거 소실, 초동 대응 실패로 이어진 연쇄적 과오입니다. 어떤 행정 편의도 한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할 수 없다는 기본을 다시금 되짚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글: 최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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