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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다시 열린다…트럼프 '미 도움으로 기뢰 제거 중'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임시 개방하고 트럼프가 향후 봉쇄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발표. 국제 유가는 10% 이상 급락하며 종전 협상 기대감이 높아졌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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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속 풀린 실마리,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린다'

중동 분쟁의 최전선이 된 호르무즈 해협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란이 이스라엘과 레바논 휴전 상황을 반영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제한을 일시적으로 개방하기로 했으며,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레바논에서의 휴전 발효를 반영해 남은 휴전 기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상선의 항해를 전면 허용한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 발표를 중동 사태의 '첫 돌파구'로 본다.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변한 이 지역에서 대화의 물꼬가 다시 트일 수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일방적 낙관론,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다시는 해협을 봉쇄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를 제거하기 위해 이란과 협력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시원한 신체 같지만, 정말 문제는 말과 행동의 간극에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를 당장 풀지는 않겠다고 밝혔으며,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개방돼 사업과 완전한 통행 준비가 됐지만 우리의 이란과의 거래가 100% 완료되기 전까지 이란에 한해 해군 봉쇄는 전면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말 그대로 입으로는 개방이지만, 손으로는 압박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뜻이다.

마주앉은 입술은 떨어진 채로…

이란 역시 이 발표에 그리 환영일 색이 아니다. 해협 개방 범위, 미군 해상 봉쇄 등에 관한 이견이 명확해 2차 협상에서 추가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란 국회의장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압박이 이어진다면 다시 폐쇄하겠다고 반발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란 내부의 불협화음이다. 관영매체들이 외교 수장의 발표를 즉각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인 장면으로 평가되며, 내부 권력 구도가 단일하지 않은 상황에서 각 세력이 대외 메시지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가의 급락, 그 너머의 현실

가장 눈에 띄는 반응은 시장이었다.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0.38달러로 전장보다 9.1% 하락했으며, 장중 거래가는 배럴당 86.09달러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이 '조금' 풀린 것만으로도 시장은 환호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조심스러워야 한다. 이란이 지정한 항로는 적대국과 무관한 상선 통항만 허용하고, 군함 통항은 금지되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사전 조율을 요구한다는 3개 조건이 붙어있다. 말하자면 '관리형 개방'일 뿐이다.

미-이란 합의,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 협상 타결 시점을 1~2일 이내로 낙관했으며, "(종전협상을 위한) 회담이 아마 이번 주말에 열릴 것"이라며 "하루나 이틀 안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데 이는 트럼프식 대외 협상의 낙관론일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이 상황을 '전쟁 중 잠시의 평온'으로 본다. 호르무즈의 개방은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시간을 사려는 제스처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합의는 핵 문제, 자산 동결 해제, 미군의 봉쇄 해제 등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야 비로소 현실이 된다.

공감할 여지, 그것이 바로 외교다

어떤 관점에서 보든 호르무즈의 '임시 개방'은 진전이다. 양측이 극단으로 치닫는 대신 대화의 물꼬를 트려 했다는 점에서 말이다. 다만 미국의 '해군 봉쇄 지속'이라는 카드, 이란의 '재폐쇄 가능성' 언급이 장롱 밖에 있는 칼처럼 매달려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된다.

국제 정치는 상대의 말을 믿는 게 아니라, 상황을 읽는 것이다. 우리가 지켜봐야 할 것은 트럼프의 낙관론이 아니라, 이란이 정말로 호르무즈를 지속적으로 개방할 수 있는지, 미국이 봉쇄를 풀 수 있는 대의명분을 찾을 수 있는지 하는 현실적 장애물들이다. 호르무즈는 단순한 해협이 아니다. 그것은 세계 경제의 생명선이자, 강대국 간 권력 싸움의 장소이기도 하니까.

호르무즈가 정말로 열리는 날까지, 우린 여전히 가는 길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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