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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역사 '내 나라 여행박람회', 올해는 정말 달랐다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 마곡에서 개최된 2026 내 나라 여행박람회는 '일상을 넘는 여행, 지역에 남는 여행'을 주제로 지역 소상공인과 체류형 관광을 강조했다. 여행비 50% 환급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여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박진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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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역사 다시 쓰는 '내 나라 여행박람회', 이제는 '지역 살리기'가 핵심

올해 3월 19일부터 22일까지 열린 '2026 내 나라 여행박람회'는 지난 23년간 국내 최대 규모 여행박람회 중 하나였던 그 행사와는 분명히 달랐다. 전국 160개 기관이 385개 부스를 운영하고 수십만 명이 다녀가는 대규모 행사라는 기본 틀은 유지하되, 올해의 슬로건 '일상을 넘는 여행, 지역에 남는 여행'이 명확히 보여주듯이 여행의 의미 자체를 다시 정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주목한 변화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코엑스 마곡 전시장뿐 아니라 야외 마곡광장에서 펼쳐진 '내 나라 로컬 맛켓과 내 나라 프리마켓'이다. 충남 홍성의 다양한 김, 충남 논산의 딸기 식혜와 청국장·쌈장, 전남 순천의 간장과 유기농 농산물 등 지역 소상공인들이 직접 판매하는 먹거리와 특산물이 장터를 채웠다. 서울에서 일하는 바쁜 국민들이 여행지에서만 맛볼 수 있을 것 같은 지역의 음식과 문화를 박람회장에서 미리 경험하고, 그 여행을 결심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이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 지역과의 실질적인 연결을 꿈꾼다는 의미로 보인다.

'반값 여행'이 뒷받침할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둘째, 올해는 특히 정부의 '반값 여행(지역사랑 휴가지원)' 정책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이 정책은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관광객 유입을 유도하여 국내 여행 관광소비를 촉진하고, 체류형 관광을 통한 관광생활 인구 확대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박람회 방문객들은 강원 평창, 전남 해남 등 상반기에 선정된 16개 지역을 여행하면 개인 최대 10만 원, 2인 이상 단체 최대 20만 원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이 정책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여행을 계획하는 입장에서는 얼마나 반가운 정책인가. 그동안 국내 여행이 해외 여행보다 비싸다는 인식이 만연해 있었는데, 이제는 여행비의 절반을 돌려받으니 말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 전 사전 신청이며, 사전 승인 없이 먼저 여행하면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신청 절차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하지만 이 정도의 번거로움은 50%의 환급이라는 혜택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박람회에서 영감을 얻고, 정책으로 실현하다

필자가 보기에 올해 '내 나라 여행박람회'의 가장 큰 성과는 '박람회'라는 기존의 틀을 깨고 실제 여행으로 연결하려는 의지를 명확히 보여줬다는 데 있다. 박람회 내 지역균형발전 컨퍼런스에서는 인구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을 살리기 위한 해법으로 '체류형 관광'과 '휴가지 원격근무(워케이션)'의 흐름을 집중적으로 다루었고, 전문가들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 지역에 머물며 생활하는 관광 형태가 지역 경제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것이 바로 올해 박람회와 정책이 함께 움직인다는 증거다. 박람회는 국민들이 지역 여행에 관심을 갖도록 장을 마련하고, 정부의 '반값 여행' 정책은 그 관심을 현실의 여행으로 전환시키는 통로가 되는 것이다.

지역도 살고, 나도 누린다는 진정한 의미의 상생

'일상을 넘는 여행, 지역에 남는 여행'이라는 슬로건의 의미가 이제야 명확하다. 관광객의 숙박비, 식비, 체험비가 온전히 지역의 소상공인에게 흘러가고, 환급받은 지역사랑 상품권이 다시 그 지역에서 소비되는 선순환을 만드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인구 소멸을 늦추고, 지역 문화와 자원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다만 한 가지 남은 의문이 있다. 이러한 정책과 박람회의 노력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올해는 시범사업이지만, 상반기에 16개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후 하반기에도 4개 지역을 추가로 공모해 진행하며, 올해 시범사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년부터는 점진적으로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으니, 이것이 일시적 이벤트가 아닌 정책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

국내 여행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박람회 기간 3일의 흥미로움만으로는 부족하다. 지역과 관광객이 손을 맞잡고 함께 나아가는 진정한 상생의 구조가 필요하다. 올해 '2026 내 나라 여행박람회'가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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