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뢰 가능성 '매우 높다'…합참 최종 확인 시 '상응한 조치' 예고
9월 21일 DMZ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 사고와 관련해 합참이 북한군의 의도적 매설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TNT 성분 검출과 현장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군이 대북 조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9월 21일 DMZ 폭발, '북한 지뢰'로 규정되다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 군정위원회가 28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지뢰 추정 폭발 사고와 관련해 "북한군의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걸친 조사 끝에 나온 결론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9월 21일 오전. 제25보병사단 소속 부대 장병 18명이 비무장지대에서 수색로 개척작전을 수행하던 도중 지뢰가 폭발하여 조청완 중령(수색대대장)과 중사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특히 대대장은 이번 폭발로 발목이 절단돼 현재 수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적 근거로 북한 책임 규정
합참의 판단 근거는 무엇인가. 먼저 화학 성분 분석이다. 권대원 합참 차장은 "감정 결과 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성분과 갈색 계열의 이물질 등이 검출됐다"며 "폭발 원인은 아군의 지뢰는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해당 지역에 아군의 지뢰 매설 기록이 없고 북한군이 인근 지역에 지뢰를 매설한 흔적이 지난해 9월에 발견된 점, 1차 폭발 지점의 약 1m 인근에서 갈색의 북한군 수지 반보병지뢰가 발견됐다는 진술이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필자는 이 결론이 단순한 '추정'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합참이 여러 정황증거를 촘촘히 맞춰가며 도출해낸 것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에서 다뤘던 DMZ 수색 작전 중 발생한 지뢰 폭발의 진상이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낸 셈이다.
최종 판정, 그 다음이 문제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부분은 '이후'다. 합참은 최종적으로 북한군의 매설 지뢰로 판정될 시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며 "합당하고 상응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응한 조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군사적 대응인가, 외교적 대응인가, 아니면 둘 다인가. 합참이 말을 아끼는 부분이 바로 여기다. 합참은 북한이 매설 시기가 2024년 국경선 요새화 작업 이후인지, 우리 군에 피해를 입힐 의도를 갖고 매설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말을 아꼈다.
정치권 긴장, 국방위도 움직였다
국회 국방위원회도 28일 현장 점검에 나섰던 만큼, 이 사건은 단순한 군사 문제를 넘어 외교적·정치적 파장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여야가 진상 규명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가 어느 정도 심각한지, 앞으로 이런 도발이 반복될 것인지, 그리고 우리 군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인지. 이 모든 질문이 9월 21일의 폭발음과 함께 터져 나왔다.
지뢰는 아무 소리 없이 땅에 묻혀 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평시 같은 일상 속에서, 정해진 작전 루트에서 갑자기 우리 군인을 해친다. 필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과거 사례의 반복이 아니라, 한반도 정세가 얼마나 날카로워졌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본다.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우리 정부와 군이 얼마나 명확하고 단호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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