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로또 청약 '18억 차익'의 뒷면, 현금 부자만 가능한 게임이 되어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로 18억 원의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강남 청약이 현실은 현금 동원력이 있는 부자들의 전유물이 되고 있습니다. 분양가 안정과 현금 부자 우대 사이의 모순을 짚어봅니다.
'로또 청약'의 달콤한 유혹과 쓸쓸한 현실
요즘 부동산 커뮤니티는 '18억 차익'이라는 숫자로 뜨거워졌습니다.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 단지 디에이치 방배 청약에 당첨된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 대비 당첨만으로도 약 18억 원 안팎의 시세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마치 복권에 당첨되듯이 집을 사면서 동시에 수십억 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꿈.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하지만 이 '로또 청약'의 가장 큰 문제는 과연 "누가" 이 복권을 사는가입니다.
분양가 안정과 현금 집중의 모순
정부는 왜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했을까요? 아파트의 가격 한도를 정해버린 상황에서 당첨자를 공정하게 선정하기 위해 청약제도가 생겼으며, 분양가상한제를 통한 이득을 주택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계층에게 우선적으로 배분하려는 것이 본래 취지입니다.
아이러니하죠. 분양가를 내려서 '일반인도 살 수 있게' 했는데,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강남권 신축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청약 당첨을 위해서는 거액의 현금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디에이치 방배'의 경우 계약금 비율이 20%인 만큼 전용 84㎡는 현금 4억 원이 있어야 계약금을 낼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강남권의 경우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25억원을 넘어가는 경우가 꽤 많으며, 분양가 25억원짜리 집을 분양받으려면 최소 23억원 이상이 현금으로 있어야 청약에 넣을 수 있습니다.
대출 규제가 부른 현금 부자의 시대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이 대출 규제입니다. 강남 주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가격 자체가 높아 현금 부자나 기존 자산이 충분한 사람만 청약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면, 집값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최대 4억원, 25억원 초과는 최대 2억원입니다. 이는 월급으로 정직하게 저축해온 사람들에게 쐐기를 박아버립니다.
현금 부자들의 대거 진출
결국 현금이 있는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도 최대 10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이 기대되자 '현금 부자' 실수요자들이 대거 청약에 나서고 있습니다. 심지어 한 강남 재건축 단지의 1순위 청약에는 44가구 모집에 2만 1432명이 신청해 평균 48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제 청약은 '누가 더 오래 기다렸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많은 현금을 가졌는가'를 판단하는 시스템이 되어버렸습니다.
제도의 취지와 현실 사이의 거대한 간격
분양가상한제는 기본소득이 있는 서민들도 신축 아파트를 살 수 있게 하려는 취지였습니다. 하지만 현금 부자나 기존 자산이 충분한 사람만 청약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불평등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역곡지구의 신혼희망타운처럼 저소득층을 위한 특별 공급도 있지만, 강남의 '로또 청약'은 이미 다른 게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18억 원의 차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도 현금이 있어야 비로소 도전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지금의 강남 청약 시장이 안고 있는 가장 현실적인 모순입니다.
글쓴이: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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