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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부르크 왕궁: 650년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광과 비극이 담긴 건축물

합스부르크 왕조 650년의 역사를 품고 있는 호프부르크 왕궁. 13세기부터 1918년까지 오스트리아 황제의 겨울 궁전으로 사용된 이곳을 탐방하면 중부 유럽의 파란만장한 역사가 한눈에 펼쳐진다.

이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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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프부르크 왕궁: 650년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광과 비극이 담긴 건축물

빈의 중심부에 우뚝 서 있는 호프부르크 왕궁. 처음 방문한 여행객들은 그 압도적인 규모에 경탄한다. 1275년부터 1913년까지 수많은 건축과 재건축을 거쳐 18개의 동, 19개의 안뜰, 2,500개의 방으로 구성된 이 궁전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이곳은 유럽 역사 자체다.

오스트리아 영토 획득부터 시작된 인연

호프부르크의 역사는 13세기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스트리아 공국은 작은 영지에 불과했고, 호프부르크는 공작의 거처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1279년 루돌프 1세가 오스트리아 영지를 획득한 이후,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가의 지배령이 되었다. 이것이 운명의 시작이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결혼과 입양을 통해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그들의 권력이 확대될수록 호프부르크는 더욱 화려하게 변모했다. 왕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건물이 추가되었고,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건축이 거듭되었다.

권력과시의 건축물

여러 군주들이 권력과시로 새로운 건물들을 차례로 증축하면서 다양한 건축 양식의 집합체가 되어버렸다.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 시대마다 유행했던 양식이 이 궁전 곳곳에 묻어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축 부분이 있다. 신 궁전은 기존의 공간 확장이 불가능해 프란츠 요제프 1세 대에 새로 짓기 시작한 궁전이다. 그런데 이 신 궁전은 흥미로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궁전이 완공되기도 전에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제1차 세계 대전에서 패전하면서 합스부르크 가문도 같이 몰락했다.

완성되지 못한 권력의 상징. 그것이 호프부르크 신 궁전의 정체다.

2,000개 방의 비밀

궁전이 이렇게 거대해진 이유가 따로 있다. 선대 군주가 썼던 방은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전통 때문에 방이 굉장히 많다. 이 전통이 650년 동안 계속되면서 결국 2,000개가 넘는 방이 생겨났다.

황제의 개인 공간도 궁금하다. 19세기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가 생활했던 '황제의 아파트', 그의 아름다운 아내 '시시'를 기리는 박물관 등에서 옛 왕실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이러한 공간들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어 일반인도 입장할 수 있다.

현재의 모습: 박물관에서 대통령 관저까지

지금의 호프부르크는 여러 용도로 쓰이고 있다. 현재 왕궁 건물은 오스트리아 대통령의 집무실, 국제 회의실, 국립박물관, 스페인 승마학교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스페인 승마학교는 특히 유명하다. 빈에서 450년의 역사를 가진 승마 학교로 세계에서 제일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스페인산 리피차나 말들이 전통적인 고전 승마 기술을 선보인다.

역사의 흔적, 희미한 그림자

호프부르크는 유럽 역사의 가장 중요한 무대였다. 하지만 역사는 항상 빛만 남기지 않는다. 1938년에 오스트리아가 독일에 병합되자, 나치스 고위층에서 악단의 강제 해산을 시도했고, 유태인 혹은 유태계 단원들이 강제 해직되어 망명하거나 강제 수용소에서 목숨을 잃기도 했다.

여행자를 위한 조언

호프부르크는 방대하므로 가이드 투어를 추천한다. 호프부르크 신왕궁에서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살아 숨 쉬는 역사와 숨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하우스 오브 합스부르크(House of Habsburg)' 투어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한국어 음성 가이드도 함께 선보인다.

궁정 수렵 무기고와 고악기 컬렉션을 비롯해, 황후 엘리자벳을 위해 만들어진 방과 복도를 둘러볼 수 있다. 모차르트가 연주한 악기, 황제의 침실, 정부 회의실... 650년이 축적된 공간들을 경험하는 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역사의 숨결을 직접 마시는 행위다.

호프부르크는 관광지가 아니다. 그것은 오스트리아의 정체성이고, 유럽 역사의 증언이며,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광과 몰락을 동시에 담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빈에 왔다면, 반드시 이 궁전의 문을 열어야 한다.

서명: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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