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 캔 스피크'로 만나는 일제강점기의 증언 - 한 할머니의 용기가 역사가 되다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을 통해 숨겨진 역사를 세계에 알린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영화와 실제 역사의 관계를 살펴본다.

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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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2017년 개봉한 대한민국의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한국 영화사에서 쉽게 찾기 어려운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다. 김현석 감독이 연출해 2017년 개봉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2007년 '미국 연방회의 일본군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이 통과된 실제 사건을 극화했다.

영화는 이상과 현실의 간극 속에서 살아온 할머니와 원칙만 고집하는 젊은 공무원의 만남을 통해 역사의 무게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의 만남,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심이 밝혀지는 이야기이다.

영화 속 실제 역사 이야기

영화는 개인의 상처를 딛고 역사의 증인이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옥분은 친구 정심이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았고, 정심과 옥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다. 오랫동안 자신의 상처를 감춰온 옥분이 미국 의회에서 증언하기로 결심하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전개를 맞는다.

영화 속 증언의 장면은 단순한 고통의 고백이 아니다. 옥분의 증언은 둘로 구분되는데,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바와 같이 한 번은 한국어로, 또 한 번은 영어로 발화된다. 이 두 언어의 사용은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어로 말할 때 그녀는 자신이 '살아있는 증거', 곧 '생존자'임을 강조하고, 영어로 발화된 증언에서는 일본군의 범죄에 의해 유년을 빼앗긴 소녀들을 '대신'하고 있음을 밝히며 시작한다.

실제 역사적 배경을 보면, 미국에서 공식증언한 피해자는 3명으로서 한국인은 이용수, 김군자, 네덜란드계 서양 여성은 얀 루프 오헤른이었다. 영화 속 옥분 할머니는 이러한 실제 증언자들의 용기를 바탕으로 창작되었다.

영화와 실제 역사의 차이점

영화는 실제 사건의 근본적인 구조는 유지하면서도 드라마틱한 구성을 가했다. 실제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은 오랜 세월의 침묵과 용기의 과정을 거쳤지만, 영화는 이를 한 할머니의 변신 과정으로 압축했다. 민재라는 젊은 공무원 캐릭터는 순수하게 영화적 장치로, 영화에 경쾌한 톤을 더하면서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능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영화의 접근 방식의 차이다. 종래의 위안부 소재 영화가 피해자의 '피 흘리는 고통'에 천착했다면, '아이 캔 스피크'는 피해자의 '일상적 삶'에 초점을 춘다. 피해자를 한명의 인간으로서 조명한 것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위안부 피해자 옥분은 마을의 온갖 문제에 참견하는 등 이웃에게 불편하고 성가신 존재로 인식된다. 이는 실제 위안부 피해자들의 복잡한 삶을 보여주는 선택이었다.

이 영화를 꼭 봐야 하는 이유

이 영화는 역사를 '기억'하는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다. 나문희 배우는 수상 소감으로 여배우로서 자존심을 세운 것보다 할머니들의 희망이 될 수가 있어 기쁘다고 하였다. 영화가 받은 반향은 단순한 영화적 성취를 넘어선다.

영화 '택시운전사'로 만나는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처럼 '아이 캔 스피크'도 개인의 용기가 역사가 되는 순간을 포착한다. 영화 속 옥분 할머니의 미국 의회 증언은 단순한 개인의 고백을 넘어 국가 간의 역사 해석 갈등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이는 우리가 역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증언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또한 배우 나문희의 미국 의회 증언 장면은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몬드의 실제 의회에서 촬영된 것으로서 큰 화제가 되었다. 영화가 실제 의회에서 촬영됨으로써 픽션과 역사가 만나는 지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아픈 역사를 상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이 진정한 증언이며 기억인가를 묻는다. 숨겨진 역사를 세상에 드러내는 일의 어려움과 그 과정에서 필요한 용기, 그리고 그것이 정말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영화는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것이 '아이 캔 스피크'가 반드시 봐야 할 영화인 이유다.


기자: 추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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