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이슬라마바드 협상 개시, '호르무즈 해협'이 판가름할 전쟁의 종말
2주 휴전에 합의한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종전 협상을 시작했다.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중심으로 양국의 강경한 입장이 맞섰다.
미-이란 종전협상, 파키스탄에서 운명의 시간을 맞다
미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43일째인 11일(현지 시간) 양측 간 종전 협상이 파키스탄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이 협상의 무게는 단순히 두 나라 간의 갈등을 넘어 전 세계 에너지 시장과 경제 안정성을 좌우할 정도로 거대하다.
양국 대표단, 이슬라마바드에 집결하다
미국 협상단을 태운 전용기가 11일 이슬라마바드에 착륙했으며, JD 밴스 미 부통령이 이끄는 협상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등이 포함됐다. 이란 측도 이미 도착했다. 이란 측 협상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중심으로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알리 아크바르 아흐마디안 최고국방위원회 사무총장, 압돌나세르 헤마티 중앙은행 총재 등 약 70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대거 인원을 동원한 것만 해도 이번 협상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다. 필자는 이 장면을 보며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는 느낌을 받았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전쟁은 급속도로 확전될 분위기였기에 말이다.
호르무즈 해협, '세계 경제의 급소'가 되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명확하다. 양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결을 비롯한 핵 문제와 전략적 이해관계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는 시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30%가 통과하는 매우 중요한 해상 교통로이다. 이것이 단순한 '통행로'가 아니라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절대적 카드라는 뜻이다.
필자가 흥미로운 점은 이란이 전쟁 과정에서 이 해협을 놀라운 전략적 무기로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이란은 세계 경제의 급소인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확보하며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들였다.
양국의 입장 차이, 여전히 심각하다
미국은 유가 안정과 이란의 핵무기 저지를 핵심 목표로 삼고 있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과 제재 해제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휴전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다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이란은 하루 통행량을 제한하는 한편 통행료 징수를 구체화하며 통제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다. 협상 시작 전부터 양국의 약속이 어긋나는 모습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갈등의 근저에 놓인 상호 불신이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4월 10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미국과의 협상에 대해 '미국 측에 대한 완전한 불신'을 가지고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협상이 얼마나 험난할지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협상의 미래를 점치며
필자는 이 협상의 결과를 낙관할 수 없다. 현재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번 회담을 통해 양측이 실질적인 장기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혹은 취약한 휴전 상태를 간신히 연장하는 데 그칠지를 두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이것이 단순한 양자 협상이 아니라는 점이 또 다른 변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이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협상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레바논 전선과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이 협상을 언제든 파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 남은 질문
결국 우리가 목도하는 것은 고대 문명의 길목을 놓고 벌어지는 21세기의 권력 게임이다. 호르무즈 해협을 누가 통제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결정된다. 미국은 전쟁을 통해서도 빼앗지 못한 것을 협상으로 얻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란은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이 강력한 카드를 어느 수준에서 양보할 것인가?
파키스탄의 좁은 회의실에서 벌어지는 협상이 세계 경제와 안보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국제질서의 현실을 보여준다. 협상이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양국의 극단적 입장 차이를 보면 합의의 길은 험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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