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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허위 종결'…'무사하다'던 경찰의 말, 51일 만에 백골로 부서졌다

제주에서 실종자를 허위 종결한 경찰관이 또 다른 실종 사건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다. 재신고 다음날 60대 남성이 백골 상태로 발견되면서 경찰의 부실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정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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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허위 종결'…경찰의 거짓말이 만든 비극

제주 경찰의 실종 신고 부실 처리 정황이 연쇄적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미 한 건의 허위 종결로 긴급체포된 경찰관이 또 다른 실종 사건까지 똑같은 방식으로 조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죠. 이번에는 더 빠른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무사하다는 거짓, 재신고 하루 만에 진실이 되다

지난 5월 실종신고 후 3개월 넘게 행방이 확인되지 않는 장미란씨(37)에 이어 해당 경찰관이 맡은 또 다른 실종자가 가족의 재신고 다음날 백골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실종신고 51일 만입니다.

이 사건의 흐름은 참으로 충격적입니다. A씨 가족은 지난 7월2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습니다. 그 다음이 문제였죠. A 경장은 지난달 2일 실종 신고 접수 당시 가족들에게 "B씨가 무사하지만, 본인이 원하지 않아 소재를 알려주기 어렵다"고 거짓말을 한 뒤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왜 이런 거짓을 했을까요? 얼굴을 맞대고 호출할 수 없으니 대충 마무리하고 싶었던 걸까요. 아무튼 경찰관의 말을 믿은 가족은 두 달을 기다렸습니다.

전환점은 장미란씨 사건의 언론 보도였습니다. A씨 실종 허위 종결 사실은 최근 장씨의 장기 실종 사건 보도를 접한 A씨 가족이 재신고를 하면서 드러났습니다. 가족이 뉘앙스를 읽었던 겁니다. '혹시 우리도 같은 취급을 받은 건 아닐까?'

결과는 그보다 훨씬 끔찍했습니다. 경찰은 B경장이 A씨의 소재 확인 절차 없이 실종 접수를 종결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21일 수색을 재개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제주경찰청은 지난 22일 수색 과정에서 남성 실종자 A씨(60대)의 시신을 제주 모처에서 발견해 수습했으며, 시신은 백골 상태여서 숨진 지 오래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분명히 통화했다'는 경찰관의 변명, 해체되다

이제 두 건의 사건이 모두 밝혀졌으니, 패턴이 보입니다. 실종 여성을 3개월 방치한 경찰, '거짓 종결'의 수법을 드러내다에서 다뤘던 장미란씨 사건과 동일한 수법입니다.

경찰은 문제의 경찰관을 긴급체포하고 그가 실종수사팀에 근무한 2025년 3월 이후 접수된 실종신고 사건의 전수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경찰은 지난 1년 반 동안 이 경찰관이 처리한 모든 실종 사건을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몇 명이 더 숨져 있을까요? 그들은 얼마나 오래 방치된 채로 있을까요?

유족의 울분, 제도의 부실을 고발하다

A씨 아들은 "(장미란씨) 실종 허위 종결 뉴스가 아버지 사례와 비슷해 다시 실종 신고를 하게 됐는데, 곧바로 다음 날 아버지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면서 "최초 신고 당시 어떤 판단이나 조치가 적절했는지, 적극 수색이 이뤄졌는지를 밝혀달라. 잘못된 대응이 있으면 책임 또한 물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경찰을 믿었던 대가가 이것입니다. 한 경찰관의 거짓말과 부실 업무가 한 생명을 51일간 방치했고, 결국 백골로 변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는가

깊이 있는 질문을 던져봅시다. 하나의 경찰관이 두 건의 실종 사건을 연속으로 허위 종결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요?

단순한 개인의 태만이 아닙니다. 경찰은 A 경장이 B씨 사건 외에도 지난 5월 실종된 장씨 사건을 허위 종결하는 과정에서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장씨가 숨졌다는 의미의 '변사' 등으로 입력해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즉, 체계적으로 증거를 지운 것입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일탈이 아니라, 그 일탈을 방치한 조직의 문제입니다. 실종 신고는 생명과 직결된 사건인데, 왜 이렇게 쉽게 종결될 수 있었을까요? 상급자의 감시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시스템의 검증 기제는 작동하지 않았을까요?

남은 질문들

경찰청은 이제 지난 1년 반의 모든 실종 사건을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또 다른 '무사하다'는 거짓말은 없을까요? 또 다른 유족의 울분은 없을까요?

경찰이 할 일은 명확합니다. 투명성 있는 수사와 체계적인 개선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할 일도 있습니다. 경찰의 말을 무조건 믿지 말되, 그들을 감시하되, 궁극적으로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바꾸도록 압박하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생명이 백골이 될 때까지 경찰은 뭘 하고 있었나요? 그 답이 진정한 개혁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기자명: 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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