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제도 신뢰도' 위기에 빠지다 - 여성기업 위장 논란과 노동쟁의 기준 마련의 교집합

여성기업 인증 제도의 허점으로 드러난 위장 사업주 논란과 노동쟁의 기준을 시행령으로 명확히 하려는 정부의 움직임. 한국 경제 정책의 신뢰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추익호기자
공유

한국경제, 제도 신뢰도 위기를 맞다

한국경제에 '[취재수첩] 바지사장 못 걸러낸 여성기업 인증' 기사가 실렸다. 이는 단순한 기업 비위 사건을 넘어 한국 정책 시스템 전체의 허점을 드러내는 신호다. 같은 시점에 고용노동부가 '노조법 시행령 개정'을 하반기 과제로 제시했으며, "이달 내 교섭 대상 세부 기준 등을 반영한 단체교섭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두 현상은 겉으로는 무관해 보이지만, 한국 경제의 근본적인 구조 문제를 가리키고 있다.

제도의 허점, '여성기업 인증'을 장악하다

정부는 여성창업 활성화와 여성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여성기업 육성사업을 통해 여성 기업인을 지원해 왔다. 제도 자체는 긍정적이다. 공공기관은 여성기업 제품을 물품·용역의 경우 각 구매 총액의 5%이상, 공사의 경우 구매총액에서 3%이상을 구매해야 한다. 이는 공공조달시장에서 여성 기업인에게 의도적인 우대를 제공하는 정책이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실제 경영을 하지 않는 "바지사장"을 내세워 여성기업 인증을 받는 사례가 적발되기 시작했다. 정부 지원과 공공조달 혜택을 불법으로 챙기는 위장 기업들이 시스템을 게임화한 것이다. 이는 제도 설계보다 실행 단계에서의 검증 부실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노동쟁의 기준도 같은 고민을 한다

이를 보면서 주목할 점이 있다. 고용노동부의 노동쟁의 기준 마련도 같은 맥락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통령이 지침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제도화할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했다. "'N% 성과급 요구'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같은 경영상의 판단을 교섭·쟁의 대상으로 볼 수 있는지 구체적인 기준을 시행령에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무엇이 쟁의행위에 포함되는지 명확하지 않으면, 기업도 노조도 불확실성 속에서 갈등한다. 이는 여성기업 제도의 '누가 실제 사장인가'의 기준 불명확함과 본질이 같다.

왜 지금 이런 제도들이 재검토되는가

한국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던 시절에는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기 어려웠다. 충분한 성장의 파이가 있으니 부정행위도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성장이 둔화되고 경쟁이 심화된 지금, 제도의 사각지대를 악용하려는 시도가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노란봉투법이 2026년 3월부터 시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원·하청 관계에서의 '사용자' 개념이 크게 확대되었다. 기준이 명확하지 않으면 현장은 혼란에 빠진다. 기업들은 어디까지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지 몰라 우왕좌왕하고, 노조들도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데 확신이 서지 않는다.

한국경제의 신뢰도 위기,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정부가 행동하는 방식을 보면, 수년이 된 지침이나 행정조치로는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따라서 고용노동부가 '노조법 시행령 개정'을 하반기 과제로 제시하면서 "지침 수준이 아니라 시행령으로 법제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제도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노력이다.

여성기업 인증 제도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위장 사업주를 척결하겠다'는 표어만으로는 부족하다. 검증 프로세스를 얼마나 강화하고, 적발 후 처벌을 얼마나 엄격하게 할 것인지, 그리고 정당한 여성 기업인들의 신청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지가 동시에 고민되어야 한다.

한국경제가 이 시점에 '제도 신뢰도'를 화두로 삼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경쟁이 심해질수록, 성장이 더뎌질수록, 제도의 명확성과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더 높아진다. 정부와 기업, 노조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이 기사, 더 깊이 생각해보기 →

읽고 나서 통찰 훈련소에서 질문에 답해보세요

loading...

💡

통찰 훈련소

0/7 완료

기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loading...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