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역전승의 주인공들 - KT위즈, 디펜딩 챔피언 LG에 개막 2연전 완승
허경민 동점포와 박영현의 연속 세이브로 KT가 LG를 꺾고 개막 2연승을 달성했다.
운명의 9회, 그때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 누구도 이런 시나리오를 예상했을까. KT는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서 6-5로 신승했다. 전날 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개막전 승리를 거뒀던 KT는 이로써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우승 후보로 꼽히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가 나란히 개막 2연패에 빠지며 초반 판도가 요동쳤다"
좌절에서 희망으로, 허경민의 극적 동점포
경기는 전형적인 롤러코스터였다. KT는 초반 3-0으로 앞섰으나 마운드 불안으로 3-5 역전을 허용했다. 팬들의 한숨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던 바로 그때였다.
분위기는 허경민이 바꿨다. 6회초 KT는 2사서 김상수가 안타로 먼저 출루했고, 뒤이어 타석에 선 허경민이 좌익수 뒤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의 투런포를 때리며 5-5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이 순간이야말로 경기의 흐름을 바꾼 결정적 장면이었다.
허경민은 이날 투런포 포함 3타수 3안타 3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베테랑의 존재감을 여실히 보여준 완벽한 경기였다.
마지막 순간의 진짜 영웅, 김현수와 박영현
운명의 9회초.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9회초 KT는 이정훈과 최원준이 각각 안타를 쳐내며 무사 1, 3루 마지막 득점 기회를 얻었고, 김현수의 땅볼에 힘입어 3루주자 권동진이 홈을 밟으며 6-5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진짜 승부는 9회말에 펼쳐졌다. KT의 마무리 투수 박영현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박영현이 전날(28일) 1⅔이닝 동안 34개의 공을 던져 세이브를 올린 터라, 걱정됐던 것도 사실. 시작부터 선두타자 오스틴 딘이 박영현의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들었다.
위기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박영현은 타격감이 좋던 문성주도 2구 만에 유격수 뜬공 처리하면서 공 14개로 세이브를 챙겼다. 전날 34구에 이어 이날은 14구로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이다.
역사적인 개막 시리즈의 의미
이날 5개 구장은 모두 입장권이 매진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개막 2연전 전 구장 만원사례가 내걸렸다. 개막 2연전 10경기 관중 수는 21만1천756명으로 2025년(21만9천900명), 2019년(21만4천324명)에 이어 역대 3위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번 승리는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영현이 어제보다 더 나은 구위로 마무리를 잘했다"고 소감을 밝혔고, 타선에서는 허경민의 동점 홈런과 김현수의 결승 타점이 승리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허경민은 경기 후 "우리 팀원들의 능력이 좋기 때문에 내 역할만 잘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각자 맡은 역할을 잘 해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새 시즌의 시작, 무한한 가능성
이로써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은 KT는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LG는 계속된 부상 속에 0승 2패로 좋지 않은 스타트를 알렸다.
야구는 참으로 알 수 없는 스포츠다. 예상과 달리 강팀이 무너지고, 새로운 영웅이 탄생한다. KT의 개막 2연승은 단순한 승리를 넘어, 2026시즌이 얼마나 흥미진진할지를 예고하는 신호탄이었다. 허경민의 극적인 동점포, 김현수의 결승 타점, 그리고 박영현의 연속 세이브. 이 모든 것이 만들어낸 완벽한 하나의 이야기였다.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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