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가 무너졌다, 네팔 대홍수의 참극...우리 국민 18명도 고립·실종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돌발 홍수로 최소 98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됐다. 수력발전소 건설 중이던 한국인 8명이 실종되고 10명이 고립됐으며, 정부가 긴급 신속대응팀을 파견했다.
히말라야가 무너졌다, 순간의 재앙
2026년 8월 26일 오전 10시 30분쯤, 네팔-중국 티베트 국경 지대 상류에서 빙하호가 붕괴해 다량의 흙과 물이 유입됐고, 하류 부근의 수위는 단 몇 분만에 8~10m가량 상승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산을 깎아내는 듯한 거대한 탁류가 계곡의 모든 것을 집어삼킨 것입니다.
역사적인 사건을 많이 목격해온 유럽의 기자들도 이런 자연의 위력 앞에서는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입니다. 네팔의 검문소, 도로, 마을 등이 모두 파괴되었으며, 국경을 잇는 핵심 교량인 '우정의 다리(Miteri Bridge)'가 홍수로 쓸려 내려갔습니다.
수백 명이 사라졌다
네팔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접경지역을 강타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98명이 숨지고 관광객과 근로자 등 수백 명이 실종됐습니다. 더 정확히는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외국인 291명과 네팔인 93명 등 총 384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되었으며, 호주, 네덜란드, 미국,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국적의 여행객들이 포함됐습니다.
산과 강이 만나는 그곳은 트레킹을 즐기는 관광객들의 메카였죠. 오늘은 그곳이 무덤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 국민 18명, 저 산 어딘가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재앙 속에 우리 국민들도 있었다는 것을요.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해 해당 지역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 중이던 한국남동발전 및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이 연락 두절되고, 또 다른 한국인 10명이 고립된 상황입니다. 총 18명의 우리 국민이 그 거대한 물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습니다.
주네팔대사관은 사건 인지 직후 네팔 정부 측에 한국인 8명의 연락 두절 사실을 통보하고 신속하고 적극적인 수색·구조를 요청했으며, 대사관 소속 영사를 현장으로 급파했습니다.
정부의 총력 대응, 하루가 절실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네팔 홍수로 현지에서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 중인 한국인이 실종됐다는 보고를 받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실종자 수색·구조에 총력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습니다.
정부는 조현 외교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했으며, 외교부, 소방청 및 경찰청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최단 시간 내 현지에 파견할 방침입니다.
산악지대에서의 구조는 결코 쉽지 않습니다. 군 구조헬기가 고립된 사람들을 구조 중이지만, 수위로 인해 착륙이 불가능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의 경고음,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
이 참사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는 빙하에서 발생한 눈·바위 사태가 이번 돌발 홍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으며,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눈·바위 사태가 렌데콜라강을 막은 뒤 갑자기 무너지면서 거대한 물살이 하류를 덮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것이 일회성 재난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같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고온으로 티베트의 빙하호가 범람해 9명이 숨지고 네팔과 중국을 연결하는 교량 등 주요 기반시설이 파손됐었습니다. 1년 사이 같은 곳에서 반복되는 참사입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히말라야 지역의 온난화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폭우와 홍수, 산사태, 빙하 융해 등 극한 기후 현상이 빈번해지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뉴스가 아닙니다. 지구 전체에 보내는 경고음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네팔의 산은 울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 국민 18명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이런 재앙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 대응이 얼마나 절실한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빙하가 울 때 우리도 울어야 합니다.
기자명: 한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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