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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손이 닿은 증거는 쓸 수 없다? 형사사법개편 한 달, 현장 혼란 심화

10월 2일 시행된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일선 법원과 검찰에서 증거 제출 절차가 복잡해지고 있다. 재판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정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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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손이 닿은 증거는 쓸 수 없다? 형사사법개편 한 달, 현장 혼란 심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한 달째 일선 수사 및 재판 현장의 혼선은 쉽게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달 2일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일선 공소청에서 실무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검사 손닿은 증거'의 증거능력을 둘러싼 해석의 충돌이다.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권을 제한한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재판 현장에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현직 검사의 주장이 나왔다. 재판부가 요구한 자료조차 검사가 직접 제출하지 못하면서 재판이 지연되는 사례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실이 된 '법 vs 현장' 충돌

안미현 대전공소청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 이후 재판 과정에서 겪은 사례를 공개했다. 최근 한 재판에서 재판장은 세금계산서합계표 일부가 누락됐다며 다음 기일에 해당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이에 검사가 국세청에서 세금계산서합계표를 받아 재판부에 제출하려 했지만, 재판장은 검사가 직접 제출할 수 없다며 사실조회나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도록 안내했다.

이는 개정 형사소송법의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된다. 검사가 사실관계 확인이나 고소인 등의 면담을 통해 취득한 진술·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기 위해 마련한 조항이 공소 유지 과정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사건 핑퐁'과 재판 지연의 악순환

재판 도중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이미 제출된 증거의 원본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문제다. 추가 증거 확보를 경찰이 담당할 경우 이를 처리할 인력과 조직이 충분한지도 과제로 꼽힌다. 경찰이 기존 수사 업무에 더해 공소유지에 필요한 증거까지 확보해야 한다면 업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별도의 지원 인력이나 업무 체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증거 확보가 지연돼 증인신문과 결심 등 재판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일부 공소청에서는 범죄 피해자가 직접 제출한 증거도 경찰에 다시 내도록 안내하고 있다. 경찰이 해당 자료를 추가로 송부하는 이른바 '추송' 절차를 거치거나 보완수사요구를 통해 확보하는 방식이다. 일부 경찰은 이미 수사가 종결된 사건이라는 이유로 추가 자료 접수와 추송을 거부하고 있다는 게 일선 검사들의 설명이다.

해석의 충돌이 낳는 사법 불일치

향후 재판에서 피고인 측 변호인이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행위를 수사로 규정해 증거능력을 다툴 가능성이 크다. 특히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행위를 놓고 하급심마다 법 해석이 엇갈릴 경우 동일한 방식으로 확보한 자료라도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어 사법적 판단의 일관성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측된 혼란의 현실화

검찰 수사권 폐지에 따른 공백을 메울 방안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형사사법 체계 개편을 서두르면서 '예고된 혼란'이었다. 입법 과정에서 중수청, 검찰 사건 목록 받아 '1호 수사' 선별 착수 같은 기구적 개편에 집중하면서 실제 현장의 운영 규정을 충분히 정비하지 못한 결과다.

현장 법조인들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피해자의 권리 행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원칙이 좋더라도, 경찰, 수사 유출 막는다 고 해서 다양한 수사기관 간 협력 체계가 정비되지 않으면 결국 진실 규명과 피해자 보호라는 기본 가치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기자명: 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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