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57조 영업이익 역사 경신…반도체 혼자 53조 벌어들이다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7조2천억 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도체 부문이 53조7천억 원을 벌어들이며 전사 실적의 대부분을 담당했고, HBM4 완판 성공으로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다.
삼성전자, 1분기 57조 영업이익으로 '새 역사' 쓰다…'AI 반도체 호황'이 주인공
삼성전자는 30일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33조9천억원, 영업이익 57조2천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69%, 영업이익은 756% 늘었다. 한국 기업 역사상 가장 큰 분기 실적이다.
놀라운 건 이 수치의 대부분을 단 하나의 사업이 차지한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81조7000억원, 영업이익 5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사 영업이익 57조 중 53조7천억 원이 반도체에서 나온 것이다. 완제품 부문인 휴대폰과 TV는 반도체 부문 이익의 5.6% 수준인 3조 원에 그쳤다.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흐름을 탄 삼성
필자는 이 장면을 보며 생각한다. 메모리 사업은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수요를 바탕으로 분기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이것이 바로 '슈퍼사이클'의 위력이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증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칩 수요가 급증했고, 삼성전자가 이를 충분히 공급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 주목할 점은 제품 전략의 전환이다. 삼성전자는 HBM과 고성능 D램, 서버용 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를 늘렸다. 이들 제품은 일반 메모리보다 마진이 훨씬 높다. 이는 단순히 '많이 팔았다'가 아니라 '비싼 것을 많이 팔았다'는 의미다.
HBM4 '완판' 성공이 의미하는 바
컨퍼런스콜에서 나온 발언들을 들으면 삼성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삼성전자는 "고객들이 이를 채택하면서 당사의 탁월한 성능이 실제 프리미엄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차별화된 성능으로 인해 고객 수요가 집중되고 있어 당사가 준비한 캐파는 모두 솔드 아웃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초로 출시한 HBM4가 완판된 것이다. 이는 삼성이 단순한 경쟁자가 아니라 AI 메모리 시장의 기술 리더임을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이 올해 3배 이상 성장하고, HBM4는 3분기부터 전체 HBM 매출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며 "HBM4는 2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해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하반기 공급이 확대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반도체 역주행과 완제품 부문의 딜레마
하지만 필자가 우려하는 지점도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삼성이 자사 스마트폰과 TV에 납품해야 할 메모리 원가도 올라간다는 뜻이다.
이것이 딜레마다. 완제품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 1분기 매출은 5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4.8% 감소했다. 반도체로 큰 이익을 내면서 완제품 사업의 이익은 줄어드는 역설이 발생한 것이다.
포기하고 집중하기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택한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현재 중국 TV·가전 시장에서 판매를 철수하고, 수익성이 낮은 일부 가전 제품군에 대한 생산 외주화를 검토하고 있으며 "원가 개선과 구조적 효율화, 중장기 조직 경쟁력 강화 등으로 근본적인 사업 체계 개선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도체 부문의 초호황이 이어지는 동안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버리고, AI 수요 대응에 집중하려는 판단이다. AI 수요 대응을 위한 반도체 관련 시설투자는 대폭 늘릴 방침이며 "올해 AI 수요 지속에 따라 캐팩스 규모가 전년 대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과제는
1분기 57조 원의 영업이익은 감동적이다. 하지만 이것이 오래 지속될까? 앞서 다룬 SK하이닉스 1분기 역사적 실적만 해도 메모리 시장의 공급 과잉 우려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2분기에도 AI 인프라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메모리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시장은 항상 예상을 벗어난다.
삼성이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AI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의 위치도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완제품 사업의 부진은 여전히 숙제다. 반도체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이 완제품 부문 구조조정에 얼마나 소모될지, 그 과정에서 조직과 노동자들이 얼마나 고통받을지 우려스럽다.
57조 원은 영광이자 또 다른 도전의 시작이다.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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