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의 왕 슈베르트: 31세로 스러진 천재, 오스트리아 빈의 가슴 아픈 음악 유산
31세의 짧은 생애 동안 1000곡을 남긴 프란츠 슈베르트. 가난과 병으로 고뇌했지만 낭만주의 음악을 개척한 오스트리아 최고의 음악가를 만나다.
가곡의 왕 슈베르트: 빈의 하늘에 스러진 천재 음악가
"음악에게"라는 곡을 아시나요? 올림픽 개막식, 드라마, 영화의 감동적인 장면마다 울려 퍼지는 그 서정적인 선율. 이 곡을 작곡한 이가 바로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1797년 1월 31일~1828년 11월 19일)라는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입니다.
오스트리아 빈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모차르트와 베토벤 못지않게 슈베르트를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슈베르트의 이야기는 다릅니다. 그의 삶은 음악사에서 가장 가슴 아픈 비극입니다.
부엌에서 태어난 음악의 신동
슈베르트는 오스트리아 대공국 빈의 교외 리히텐탈에서 교사인 아버지와 요리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넷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어 보이는 이 태생이, 음악의 신동을 만들어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음악에 재능이 있는 슈베르트에게 5살부터 악기 교육을 시켰고, 1년 후 그의 아버지의 학교에 입학한 슈베르트는 그 때부터 공식적인 음악 교육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804년 슈베르트는 살리에리의 지도를 받으며 그 재능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이곳 빈의 거리들을 걸어보면, 슈베르트가 얼마나 이 도시 안에 깊이 뿌리박혀 있었는지 알게 됩니다. 그는 모차르트나 베토벤처럼 유명한 궁정음악가가 되지도, 초대받는 귀족의 손님이 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그의 음악은 더욱 순수합니다.
가난 속에 피어난 천재, "가곡의 왕"
누구나 한 번쯤 전기에서 읽는 그런 영웅담이 슈베르트의 인생에는 없습니다. 그의 생애는 가난하고 매우 고달팠습니다. 음식을 살 때 밤에 떨이로 파는 음식(소금을 뿌려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을 사서 먹을 정도로 가난했다고 전해집니다.
집 한 칸 없이 친구 집을 떠돌아다니며 작곡했던 슈베르트. 하지만 그의 손에서 나온 음악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31세로 병사한 그는 가난과 타고난 병약함 등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600여 편의 가곡, 13편의 교향곡, 소나타, 오페라 등을 작곡했으며, '가곡의 왕'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는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그것은 고통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한 영혼의 발자국입니다.
베토벤을 만난 그날
빈 중앙묘지를 방문하면, 슈베르트와 베토벤의 무덤을 나란히 볼 수 있습니다. 두 거장이 나란히 묻혀있다는 것만으로도 누군가는 감동하고, 누군가는 눈물짓습니다. 하지만 생전에 그들의 만남은 얼마나 짧고 비극적이었는지 아십니까?
슈베르트는 한때 베토벤과 만났는데, 베토벤은 슈베르트로부터 받은 그의 악보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으며, 슈베르트는 자신이 존경하는 음악가의 병이 든 처참한 모습을 보고 소심한 성격 때문에 일찍 만나지 못한 자괴감과 후회감으로 인해 인사말도 없이 그대로 방을 뛰쳐나가고 말았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장면입니다. 존경하는 인물 앞에서도, 자신의 가슴 속 응어리를 털어낼 수 없었던 온순함. 그것이 슈베르트였습니다.
겨울 나그네: 슈베르트의 최후의 고백
1827년 30세가 되자 자신의 인생이 겨울을 맞았음을 아는 듯 《겨울 여행》을 작곡했습니다. 이 곡집은 사랑에 상처받은 나그네가 추운 겨울을 떠돌며 느끼는 절망과 고독을 표현합니다. 마치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써내려가는 것처럼.
시는 빌헬름 뮐러의 같은 이름의 연작시에 의거하고 있지만 전작과는 달리 음울한 기분에 뒤덮여 있으며, 사랑에 찢긴 상심한 사나이의 정처 없는 나그네 길에 시작되고, 쓸쓸한 설경 속을 헤매는 나그네의 기분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슈베르트는 1828년 11월 19일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불과 31세의 나이로.
빈 중앙묘지에서 다시 만나는 슈베르트
오스트리아 빈을 방문했다면, 빈 중앙묘지에서 만나는 오스트리아 음악의 영혼을 꼭 찾아가보세요.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가 안장된 이곳에서 그들의 음악을 마음속에서 다시 듣게 될 것입니다.
슈베르트는 생전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차르트, 바흐, 베토벤 등은 생존 당시 천재라 칭송받으며 음악계의 찬사를 받았지만, 슈베르트는 3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 사후에야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사후의 빛이 얼마나 찬란했는지 아십니까? 오늘날 우리가 듣는 가장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 중 다수가 슈베르트의 곡들입니다. 한평생 인정받지 못했던 그 음악가가, 지금 이 순간에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가슴을 적시고 있습니다.
빈의 겨울 거리를 걸을 때, 혹은 밤하늘 아래 누군가의 가곡을 들을 때, 슈베르트를 기억해보세요. 가난했지만 순수했던, 천재였지만 겸손했던, 짧은 삶이었지만 영원히 빛날 그 음악가를 .
기자 오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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