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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약 당첨의 '가점 인플레'…4인 가구 만점도 떨어지고 11년 통장 해지 물결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 당첨 가점이 급등하면서 4인 가구의 최고 점수인 69점으로도 당첨이 어려운 상황이 심화하고 있다. 11년 이상 지키던 청약통장을 해지하는 사람이 29만 좌, 2조4000억 원에 달한다.

이이채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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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약 당첨의 'TH인플레' 현실…4인 가구 만점도 떨어진다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이 가점의 악순환에 빠졌다. 서울 일부 아파트의 청약 당첨 가점이 4인 가구 만점인 69점까지 치솟고 있다는 점이 그 증거다.

4인 가구 최고점이 커트라인 되는 역설

최근 공시된 단지들을 보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명확해진다. 강서구 래미안 엘라비네 전용 59㎡의 청약 당첨 가점은 최저·최고 모두 69점으로 집계됐으며, 69점은 4인 가구가 받을 수 있는 최고 점수로, 4인 가구 만점자끼리 추첨을 통해 경쟁한 셈이다. 3인 가구는 만점(64점)이라도 탈락하는 구조였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비강남권에서 벌어진다는 점이다. 강남권 단지들은 이보다 더 높은 기준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와 영등포구 더샵 신길센트럴시티 등 주요 단지에서 79점 고가점자가 속출했고, 아크로 드 서초에서는 84점 만점 당첨자까지 등장했다.

가점 인플레이션이 부른 악순환

신축 물량 감소와 수요 집중으로 가점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당첨선이 올라가는 것 이상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69점은 15년 이상 무주택에 청약통장도 15년 이상 가입해야 나오는 점수다. 즉,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인 셈이다.

청약통장 해지 물결, 11년 통장도 깨졌다

당첨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아지면서 장기 청약통장 해지가 급증했다. 11년 이상 장기통장 29만 좌가 해지됐으며, 금액만 2조4000억원에 달한다. 수십 년간 꾸준히 저축해온 청약 통장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청약 당첨 가점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면서 1~2인 가구의 당첨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선별 청약, 입지 따라 극명한 차이

흥미롭게도 전체 청약 시장의 경쟁률은 낮아지고 있다. 올해 아파트 일반공급은 34% 늘었지만 1순위 청약 신청은 26.6% 줄어 평균 경쟁률이 5.6대 1로 낮아졌다. 그러나 서울은 완전히 다른 시장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이 63.1대 1로 가장 높았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132.9대 1)보다는 낮아졌지만 조사 대상 22개 단지 모두 1순위 접수 건수가 일반공급 세대수를 넘어섰다.

놀라운 점은 서울의 공급 규모다. 올해 서울 일반 공급 물량은 전국 공급량의 2.8%에 불과했지만 1순위 청약접수 건수는 15만1473건으로 전국 접수 건의 31.9%를 차지했다. 공급은 적은데 수요는 집중되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관련된 이전 기사들을 보면, 가점이 아닌 현금력이 당첨을 결정하는 시대가 되었고, 서울 청약 진입 부담이 커지면서 경기도 거주자의 참여가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장의 목소리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 신축 분양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고가점 통장이 계속 몰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청약 제도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으며, 당첨 후 부적격 판정으로 취소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이라는 기본적인 꿈마저 점점 더 거원해지는 현실. 이는 단순한 시장 현상을 넘어 주거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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