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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약 가점 인플레이션 심화… 4인 가구 만점도 '턱걸이'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당첨 가점이 70점대로 급상승하면서 4인 가구의 최고점인 69점도 당첨을 보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정정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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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약 가점 인플레이션 심화… 4인 가구 만점도 '턱걸이'

서울 아파트 청약 시장에서 당첨 가점이 비정상적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서울 주요 민영아파트 청약 당첨 가점을 분석한 결과, 기존 60점대 중심이던 당첨선이 70점대로 이동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상승이 아니라 청약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의미한다.

4인 가구도 탈락하는 시대

더욱 심각한 것은 69점은 부양가족이 3명(4인 가족)인 청약통장 가입자가 15년 이상 무주택으로 통장을 유지해야 받을 수 있는 점수인데, 잠실래미안아이파크의 면적별 최소 당첨 가점은 69~74점에 달한다는 점이다. 69점은 4인 가족 만점, 74점은 5인 가족 기준 만점이며, 4~5인 가구 만점 통장 보유자도 잠실래미안아이파크 청약에 턱걸이로 당첨됐다는 의미다.

연준 금리 인하 전망처럼, 서울의 인기 단지들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서구 '래미안 엘라비네' 전용 59㎡의 청약 당첨 가점은 최저·최고 모두 69점으로 집계되어, 사실상 만점자끼리 추첨으로 당락이 갈린 셈이다.

가점제의 근본적 문제

현행 청약 가점제 구조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명확해진다. 현행 가점제는 무주택 기간(최대 32점)·청약통장 가입 기간(최대 17점)·부양가족 수(최대 35점)로 산정되며, 4인 가구 기준 만점(84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15년 이상, 통장 가입 15년 이상, 부양가족 6명 이상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이 구조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젊은 세대다. 1~2인 가구나 젊은 신혼부부는 가점 자체를 쌓기 어려우며, 당첨 가능성이 낮아진 가입자들이 통장을 해지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남권의 악화된 상황

강남 3구 등 인기 지역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서초구 오티에르 반포와 영등포구 더샵 신길센트럴시티 등 주요 단지에서 79점 고가점자가 속출했고, 아크로 드 서초에서는 84점 만점 당첨자까지 등장하며 청약 시장의 진입 장벽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이는 도시 전역에 걸친 수요 불균형을 보여준다. 분양가상한제 아파트 청약 경쟁률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신축 공급 감소와 자금 여력이 있는 수요층의 수도권 집중이 맞물리면서 가점 인플레이션이 악화되고 있다.

추첨제가 유일한 활로

현실적으로 가점이 낮은 청약자들에게는 추첨제 물량이 유일한 희망이다. 2026년 기준으로 서울이나 수도권 핵심지에서도 전용 60㎡ 이하 소형은 60%, 60~85㎡ 중소형은 30%가 추첨으로 뽑혀, 가점이 10점이든 20점이든 상관없이 일단 넣기만 하면 강남 한복판 신축 아파트의 주인이 될 기회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당첨 가점이 70점대로 진입한 지금, 서울 청약 시장은 분명히 바뀌었다. 4인 가구의 최대 가점인 69점도 안심할 수 없는 시대가 온 것이다. 당첨 후 당첨 유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당첨 자체도 어렵지만, 당첨 후의 불안정성도 함께 증가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기자명: 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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