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8 min read

스페이스X 상장 '벼락부자' 탄생기…83세 펀드매니저부터 27세 직원까지, 그리고 한국 투자자의 '배신감'

스페이스X가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4400명 이상의 직원이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231만주 배정 예정이었던 공모주를 단 한 주도 받지 못하는 '0주 쇼크'를 겪었다.

박진희기자
공유

역사적 상장, 그 이면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스페이스X가 나스닥에 상장됐다. 공모가 대비 19.34% 오른 161.11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로 평가받는 이번 상장은 단순히 주가 상승을 넘어 놀라운 부의 재분배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4,400명의 신규 백만장자

스페이스X의 상장으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일반 직원들의 대규모 자산증식이다. 4400명 이상의 현직 및 전직 직원이 백만장자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며,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뿐 아니라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대규모 부의 재분배가 이뤄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규모다. 약 400명은 보유 주식 가치가 1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스페이스X는 창립 초기부터 직원들에게 주식 보상 제도를 실시해왔고, 머스크는 직원들과 운명을 함께 하는 기업 문화를 강조해왔다. 결과적으로 우주산업에 베팅한 직원들은 장기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83세 펀드매니저와 27세 직원, 세대 간 수혜 확대

이 상장의 진정한 가치를 보려면 수혜자들의 면면을 살펴봐야 한다. 투자자 가운데서는 올해로 83세가 된 뮤추얼 펀드 매니저 론 배런이 눈에 띄는데, 그는 2017년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220억 달러에 불과했을 때 투자에 나섰다. 초장기 투자자의 인내심이 보상받는 사례다.

뉴스 제목에서 언급된 '27세 직원'은 또 다른 이야기를 말해준다. 필자는 이 대조가 흥미로우면서도 시사적이라고 본다. 나이에 상관없이 올바른 기업에 속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기회의 낙차를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 그것도 역사가 될 기업에 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을 수 있는지를 이 상장은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국내 투자자의 '배신감'…0주 쇼크

하지만 한국의 투자자들이 경험한 현실은 훨씬 씁쓸하다. 스페이스X 상장 앞두고 터진 '공모주 0주' 쇼크…국내 운용사들 일파만파라는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애초 스페이스X는 매각할 클래스A 보통주 5억5555만5555주 중 231만4815주를 미래에셋증권에 배할 예정이었다. 이는 한국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미래에셋증권이 국내에서 진행한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은 큰 관심을 모으며 접수 시작 1∼2분 만에 완판됐다. 성공의 신호탄이었다.

그러나 상장 주관사인 골드만삭스가 상장 5시간 전 "개인투자자 대상으로 배정된 공모주가 없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231만주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투자자들의 의문과 분노는 당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선택, 투명성의 문제

이 사건이 던지는 의문은 깊다. 골드만삭스는 왜 최종 순간에 이러한 결정을 내렸을까. 공식 입장은 명확하지 않지만, 금융계의 분석에 따르면 환율 규제와 청약 규모의 축소, 그리고 전문투자자 중심의 모집 구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여전히 투명성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이 사건이 단순히 '운이 나쁜' 투자자들의 이야기만은 아니라고 본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국내 투자자들이 얼마나 취약한 위치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거대 투자은행의 일방적 결정 앞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무방비 상태였다.

미래를 위한 과제

스페이스X 상장은 미국 자본시장에서 긍정적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직원들의 부의 증식, 투자자들의 이익 창출, 그리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까지 모든 것이 성공 사례의 교과서가 될 만하다. 다만 한국의 투자자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이번 사건으로부터 배워야 할 점은 명확하다.

글로벌 투자에서 투명성과 정보의 대칭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융당국의 감시도 강화되어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미래에셋증권에 배정될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사태와 관련해 정확한 경위 파악에 나설 전망이다. 이것이 국내 투자자 보호의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벼락부자를 만드는 투자의 기회는 존재한다. 하지만 그 기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배분되려면, 글로벌 시스템에 맞서 국내 투자자들을 더욱 강력하게 보호해야 한다. 이것이 스페이스X 상장 사건이 남겨야 할 교훈이라고 필자는 본다.


기자명: 박진희

loading...

💡

통찰 훈련소

0/7 완료

기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

loading...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