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가 폭소한 '오토펜' 사진, 트럼프의 대담한 조롱 외교
백악관 '대통령 명예의 거리'에 걸린 바이든 조롱 사진을 보며 웃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모습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조롱 전시와 외교적 의미를 살펴본다.
화면엔 '오토펜', 현실은 '외교전'… 트럼프의 대담한 조롱 외교
혹시 여러분도 이 장면을 봤거든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3월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 백악관을 방문했을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사진 앞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포착돼 글로벌 SNS가 들썩였어요. 그런데요, 이게 사실 그냥 웃음으로만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왜냐하면 여기엔 국제 외교의 복잡한 게임이 숨어있거든요.
백악관에 나타난 '자동 서명기'
먼저 그 사진이 뭔지 알아야겠죠? 문제의 사진은 백악관 업무동인 웨스트윙 주랑(柱廊)에 조성된 '대통령 명예의 거리'(Presidential Walk of Fame)에 걸려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백악관에 역대 대통령 사진이 나란히 있는 기념 공간을 만들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 대신 '오토펜'(Autopen·자동 서명기) 사진을 걸었습니다.
오토펜이 뭐냐고요? 자동 서명기예요. 그러니까 사람이 아니라 기계예요.
이게 얼마나 노골적인 조롱인지 설명해드릴게요.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꾸준히 제기해 온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인지력 저하 의혹을 부각하는 한편,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난하려는 취지에서 건 것으로 분석됐어요.
그 장면을 본 다카이치의 반응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에요.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 바로 옆에 걸려 있는 이른바 '오토펜(자동 서명기)' 사진을 보고는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백악관이 이 장면을 직접 공개한 거예요. 백악관이 다카이치 총리가 오토펜 사진을 보며 웃는 모습을 굳이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의도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내에서도 난리
흥미롭게도 이 사진은 일본 내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았어요. 입헌민주당 고니시 히로유키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생각지도 않게 눈을 의심했다"며 "적어도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없었을까. 미국의 모든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습니다. 어라, 자국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거 잖아요? 그만큼 여기가 민감한 부분이었다는 뜻이에요.
왜 이게 중요할까요?
딱 봐도 이건 외교적 실례 같은데, 왜 굳이 언급하는지 궁금할 거예요.
첫째, 트럼프의 야심찬 메시지예요. 백악관 안에 바이든을 조롱하는 사진을 공식으로 전시하고, 일본 총리가 웃는 모습까지 공개한 거. 이건 "내가 여전히 트럼프 시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영웅"이라는 신호를 국내외에 보내는 거란 말이죠.
둘째, 동맹국의 태도를 읽을 수 있어요. 다카이치 총리가 웃은 건 단순히 실수가 아니라, 트럼프에게 환심을 사려는 행동으로 해석되거든요. 일본 현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비열한 태도를 보였다"는 반응이 나왔으니까요. 국제 외교에서 '굴욕'의 범주에 들어가는 거예요.
셋째, 미국의 정치 분화를 보여줍니다. 현직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을 공식 공간에서 조롱하는 건, 미국 정치가 얼마나 양극화됐는지 잘 보여주죠.
지금 이 뉴스가 화제인 이유
사실 이 사건은 3월에 있었던 일이에요. 그런데 왜 지금 다시 떠올랐을까요? 바로 시 주석의 백악관 방문은 2015년 이후 11년 만이라는 큰 사건이 터져나왔거든요. 트럼프와 시진핑이 백악관에서 3시간 22분간 회담했으며, 트럼프는 매우 좋은 회담이었다고 했지만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오토펜 사진의 그 충격이 다시 생각나는 순간이에요. 같은 백악관에서,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들을 맞이할 때, 그 배경이 '조롱의 갤러리'라는 거죠.
결국 뭐가 문제인가?
외교는 형식과 실질의 게임이에요. 시진핑 국가주석과 부인이 백악관에 도착했을 때 레드카펫이 깔렸고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직접 건물 앞으로 나와 시 주석 부부를 맞이했으며, 두 정상과 영부인들은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나누며 기념 촬영을 한 뒤 백악관 경내로 함께 이동했습니다.
화려한 국빈 환영식. 그런데 그 뒤에는? 바이든을 조롱하는 사진이 있는 백악관의 복도가 있어요. 그게 바로 현재의 미국 외교가 보내는 신호인 거예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도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입장을 어떻게 지킬지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 대강 웃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거죠. 국제 외교의 첫 번째 규칙은 자존심을 잃지 않는 거거든요.
기자명: 최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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