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가 칸·베를린과 나란히 선다…세계 최고 영화제 반열 올라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6일 개막했다. 올해 'A-리스트' 영화제로 공식 인정받은 첫 해로, 칸·베를린·베네치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계적 위상을 한층 높였다.
영화의 나라, 부산으로 떠난 지구 영화인들의 항해
부산 해운대 바닷바람이 영화 속 드라마틱한 장면처럼 가슴을 울리는 날이다. 아시아 최대 영화 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31번째 축제의 막을 올렸다.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6일 오후 6시부터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되는 제31회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개막은 단순한 축제의 시작이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세계 최고'의 반열에 부산이 올랐기 때문이다.
30년 역사가 만든 찬란한 순간
올해는 칸·베를린·베네치아 등과 나란히 국제영화제작자연맹(FIAPF)의 'A-리스트' 영화제 17곳에 포함되며 국제적 위상을 한층 높였다. 이것이 얼마나 대단한 성취인지 알기 위해, 잠깐 생각해 보자. 칸, 베를린, 베네치아—이 세 영화제의 이름 옆에 부산이 당당히 나란히 서 있다는 것이다.
미국 영화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오스카상 국제장편영화상 부문에 국가별 공식 출품작 외 별도 자격을 부여하는 6개 영화제의 명단을 발표했는데, 칸·베니스·베를린·토론토·선댄스 국제 영화제와 함께 BIFF가 이름을 올렸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대상 수상작은 이제 아카데미상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는 직권을 얻었다.
300편이 넘는 영화의 향연
규모도 만만치 않다. 오는 15일까지 열흘간 부산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59개국 247편의 작품이 공식 초청됐고,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만 93편이다. 배우 김민하의 사회로 막이 오르는 올해 BIFF에서는 역대 최대인 공식 선정작 246편을 포함해 총 316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은 김종관 감독의 〈낮과 밤은 서로에게〉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동안 하나의 카페를 스쳐 간 네 쌍의 남녀가 만남과 재회를 통해 겪는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그린 작품이다.
관객의 문턱을 낮추고 세계로 나아가다
생활권 밀착형 프로그램인 '동네방네비프'는 부산을 넘어 양산, 서울 등 17개 지역으로 확장되고, 관객 주도형 '커뮤니티비프'는 남포동 일대에서 69편의 영화를 상영해 영화도시 부산의 저변을 다진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만의 특별한 철학이다. 세계적 위상을 높이면서도, 동시에 일상의 관객들에게 영화라는 예술이 얼마나 가까운 존재인지를 보여주려 한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초호화 라인업에서 보았던 전도연, 현빈, 정우성 같은 스타들뿐 아니라, 이웃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영화를 마주하는 그 순간들이 모여 진정한 '영화의 축제'가 탄생한다.
아시아 영화의 관문에서 세계 영화의 중심으로
단순히 영화를 보는 축제를 넘어 아카데미 진출의 관문이자 아시아 영상 산업의 기획·투자·배급을 총괄하는 비즈니스 허브로서 완성도를 높였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제 영화인들의 가슴에 뛰는 꿈의 무대가 되었다.
열흘간 부산 바닷가를 노래하는 이 영화제가 펼칠 이야기들을 떠올려본다. 국경을 넘어온 감독과 배우들, 그들이 들고 온 영화들, 그리고 그 영화들과 마주하는 관객들의 눈빛까지. 모든 것이 바다만큼 거대하고 깊은, 그렇지만 포근한 울림으로 느껴진다.
기자: 오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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