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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똑똑해질수록 인간은 길들여진다... '인지적 위축' 경고음이 울린다

AI에 의존할수록 인간의 사고 능력이 약화된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제 풀이를 AI에 맡기면 인간의 뇌가 재배선되어 인지적 위축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김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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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똑똑해질수록 인간은 길들여진다... '인지적 위축' 경고음이 울린다

마치 인간에게 길들여진 개처럼, 앞으로 인공지능에 의탁해 머리 쓸 일이 줄어든 인간의 지능이 퇴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이 점점 더 아둔해질 수 있다는 역설적 경고다.

뇌과학이 증명하는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는 사실은 뇌과학과 생물학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GPS를 자주 쓰면 스스로 길 찾는 능력이 떨어지고, 특정 언어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으면 그 언어 관련 신경망이 약화하는 게 비슷한 원리다.

AI가 발달할수록 인간은 학문적 탐구 노력을 덜 기울이게 되고, 결국 인간의 사고 능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학자들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테런스 타오 UCLA 교수는 AI 의존이 인간의 학문적 이해를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 자체가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며 "AI가 대신 문제를 푸는 것은 헬스장에서 기계가 사람 대신 역기를 들어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현실이 되고 있는 학력 저하

전문가들의 경고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수년간 학생들의 문해력과 수학 성취도는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OECD 회원국의 평균적인 15세 학생은 2018년보다 읽기에서 25점, 수학에서 22점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학생들의 성적이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자발적 가축화의 길로 가고 있다"

맹성현 태재대 부총장(카이스트 명예교수)은 "가랑비에 옷 젖듯 AI가 인간에게 시나브로 주는 폐해가 제대로 감지되지 못하고 있다"며 "인간이 AI에 의존할수록 인간 스스로 자발적 가축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고 했다. 비유가 강하지만, 현실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더 구체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까? 수비시 카크 오클라호마 주립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AI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뇌가 '재배선(rewiring)'되고 있다"면서 "AI로 글을 쓰고 이미지를 만들면서 일종의 '인지적 위축(cognitive atrophy)'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편의성의 대가

결국 이 문제는 AI 기술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우리의 생각을 AI에 아웃소싱하면서 인간 스스로 멍청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가 마주한 것은 기술의 진화와 인간 능력의 퇴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기이한 현상이다. 더 똑똑한 AI는 더 게으른 인간을 만들 수 있다는 것. 편의성의 대가가 생각하는 능력의 상실이 될 수 있다는 경고에, 이제 우리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기술에 길들여지기 전에 말이다.

기자 김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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