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조합원의 죽음, 경찰이 묻는 질문 - '살인'인가, '사고'인가
경남 진주 CU 물류센터 앞 집회에서 2.5톤 탑차에 치여 50대 조합원이 숨진 사고로 경찰이 운전자를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했다. 고의성 여부를 두고 경찰과 운전자 간 입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노사 갈등의 근본 원인에 대한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화물연대 조합원의 죽음, 경찰이 묻는 질문 - '살인'인가, '사고'인가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집회에서 조합원들을 차로 쳐 숨지게 한 혐의(살인·특수상해)로 40대 비조합원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 신청했다. 사고는 지난 20일 오전 10시 32분쯤 진주시 정촌면 예하리 CU진주물류센터 앞 집회 현장 인근에서 2.5t 탑차를 몬 A씨가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을 들이받은 혐의를 받으며, 이 사고로 50대 조합원 1명이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고, 또 다른 조합원 2명도 각각 중상과 경상을 입었다.
경찰의 판단: '미필적 고의'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혐의의 무게다. 경찰은 사고 당시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으나, 미필적 고의가 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로 변경해 적용했다. 경찰의 판단 기준은 명확하다. A 씨가 차량 운행을 막는 피해자들을 보고도 들이받은 뒤 멈추지 않고 계속 주행을 이어가면서 사고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했다는 것이다.
운전자의 입장: '화급함'
그러나 운전자 A씨의 진술은 다르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현장이 혼란스러워 빨리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차를 몰았을 뿐, 고의로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정신이 없었고 빨리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 다치게 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갈등의 배경: 물류 외주화의 구조적 문제
그러나 한 사람의 죽음 너머에는 더 큰 질문이 있다. 왜 이 자리에 이들이 모였는가?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집회하던 화물연대 조합원이 사망한 사건은 편의점 업계의 물류 외주화 구조에서 누적된 갈등이 빚은 참사로 평가되며, 이번 사안을 두고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적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면서, 원·하청 교섭 구조의 공백이 전면에 드러났다.
노동계에 따르면 CU 편의점 물류를 담당하는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지난 1월부터 원청 BGF리테일을 상대로 7차례 교섭을 요구해왔으며, CU 물류·배송은 BGF리테일의 자회사 BGF로지스가 맡고, 다시 지역별 협력 운송사에 위탁하는 다단계 구조다.
응답하지 않은 교섭 요청
화물연대는 지난달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교섭 책임이 강화됐다고 보고 재차 교섭을 요구했으나, 원청은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이를 거부했다. 교섭 요구가 불발되자 화물연대는 이달 초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고, 이번 사고로 이어졌다.
갈등이 남긴 것
한 사람의 죽음이 어떤 책임을 부르는가. 경찰은 운전자를 '살인'으로 묻고, 노동계는 구조적 책임을 말한다. 화물연대는 원청인 BGF리테일을 상대로 공동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16일부터 집회를 이어왔고, 이번 사망 사고까지 겹치면서 갈등은 노사 문제를 넘어 정부 대응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으며, 물류를 자회사와 협력업체를 거쳐 다시 위탁하는 다단계 구조 속에서 원청의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전면에 드러났다.
한 조합원의 죽음은 경찰의 수사, 법원의 판단, 그리고 더 큰 차원에서 우리 사회가 '누가 책임지는가'라는 질문에 어떻게 답할지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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