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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유통 신화의 끝…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 파산 수순에 들어서다

한때 대형마트 2위를 지키던 홈플러스가 서울회생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사실상 파산 수순에 들어갔다. 2000억원 자금 확보 실패와 인수자 부재가 결정적 원인이다.

김진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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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유통 신화가 무너지다

한국 유통산업의 상징이었던 홈플러스가 역사의 분기점에 섰습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3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법적 절차의 종료가 아니라,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인수자를 찾지 못해 돌파구가 없는 이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는 뜻입니다.

알겠죠? 이마트, 롯데마트와 함께 "빅 3"으로 불리던 한때 14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국내 유통시장을 양분했고, 수조 원대의 매출 규모로 국내 유통업계 2위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던 대형마트가 이제 폐업의 위기에 직면한 것입니다.

2000억 자금 조달 실패, 최후의 기회를 놓치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폐지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회생계획안을 수행하기 위해 운영자금으로 최소 약 2000억원이 필요함에도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고 있는 점이 결정적이었거든요. 홈플러스가 지난달 30일 제출한 수정 회생계획안 변경안의 수행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한 결과로, 계획안에는 대형마트를 67개 핵심 점포로 재편해 사업성을 개선한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이를 실행하는 데 필요한 자금 조달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재판부가 회생절차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회생 가능성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법원은 조사 결과 홈플러스를 청산하는 가치(청산가치)가 계속해서 기업을 운영하는 가치(계속기업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닙니다. 홈플러스가 회생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2주 이내에 즉시 항고한다면 재검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 자금 조달 시도가 실패한 상황에서 이것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MBK 인수 이후 10년의 악순환

홈플러스의 몰락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닙니다. 홈플러스의 재정 악화는 2015년 MBK파트너스의 인수 때부터 시작됐으며,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7조2000억원에 인수했지만 문제는 인수금의 절반 이상인 4조3000억원 이상을 대출과 해외 연기금, 보험사 등에서 조달했다는 것입니다.

과도한 부채를 안고 시작한 홈플러스는 결국 재무 부담에 짓눌렸습니다. 2021년(-1,335억 원), 2022년(-2,602억 원), 2023년(-1,994억 원) 모두 1,000~2,000억원 수준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대형마트 매출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가 높은 고정비 부담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비용 증가까지 겹쳐 수익성이 크게 약화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특히 쿠팡이 로켓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으며,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주말마다 자동차를 몰고 대형마트를 방문했지만, 이제는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또는 당일 받아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시장의 구조적 변화였죠.

10만 명에 달하는 파급 효과

회생절차 폐지의 여파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홈플러스 내부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와 농가 등을 포함해 최대 10만 명에 달하는 고용 문제와 도미노 파급 효과가 우려되며, 현재 홈플러스 직영 업장 및 협력 노동자 등을 포함해 약 2만명의 고용 직격타가 예상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현금 문제입니다. 홈플러스는 직원 임금을 5월분까지 지급했지만 지난달 급여는 아직 지급하지 못한 상태이며, 업계에선 직원들의 한달 급여를 최소 300억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협력업체의 피해도 상당합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홈플러스 납품 중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정산 납품 대금은 평균 7억7400만원에 달합니다.

정부의 긴급 지원

상황이 여의치 않자 정부가 나섰습니다. 임금 체불 피해 근로자를 대상으로 1인당 최대 2100만원까지 체불 임금 대지급금을 지급하고 실직 근로자에겐 실업급여로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의 60%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긴급경영안정자금 900억원, 신용보증기금 3500억원 등 4400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으로 협력사의 자금난 완화에 나설 방침입니다.


홈플러스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실패가 아닙니다. 이는 한국 유통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상징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대체하는 시대, 막대한 부채를 안고서는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거든요. 회생절차 폐지 결정까지 남은 시간 동안 홈플러스의 마지막 기적을 기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명: 김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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