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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반도체, 물과 전기만으로는 부족하다...전문가들이 제시한 4가지 과제

정부가 호남에 10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풍부한 전기와 물'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진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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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도 풍부하고 전기도 많은데...왜 전문가들은 우려할까?

정부가 29일 호남에 10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을 공개했죠. 향후 10년간 1000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것만으로도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 "용수가 충분하다"는 수준의 설명만으로는 기업 투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좋은 말로는 '낙관적'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정부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거죠.

첫 번째 과제: 24시간 가동을 감당할 전력망

반도체 공장은 쉴 틈이 없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중단 없이 가동되는 대표적인 전력 다소비 시설이거든요.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호남의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거죠.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반도체 공장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한빛원전이 있지 않나요?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큰 변수가 있어요. 호남에는 한빛원전이 있지만 향후 계속운전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영광 한빛 원전 1~6호기 가운데 1호기는 작년 말 설계수명(40년)이 종료돼 가동을 멈췄고, 2호기도 오는 9월 운전을 중단합니다. 3~6호기 역시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설계수명이 끝납니다.

더 문제는 호남지역 여론은 한빛 원전 계속 운전에 부정적이고, 현지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은 한빛 원전이 멈춰 전력망에 여유가 생기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는 거예요. 지역 주민들조차 원전 계속 운전에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두 번째 과제: 단순한 물보다 '초순수'가 필요하다

단순히 "용수가 충분하다"는 수준의 설명만으로는 기업 투자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필요한 건 일반 물이 아니라 매우 높은 순도의 물이거든요. 정부가 제시한 해결책을 보더라도, 현실은 훨씬 복잡합니다.

세 번째 과제: 인재 유출이라는 '보이지 않는 벽'

전문가들이 자주 언급하는 게 수도권 이남으로 우수 인재가 이동하지 않는 이른바 '인재 남방한계선'이라는 개념입니다. 반도체 공장이 있어도 우수 인재가 없으면 제 역할을 못하죠.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공한 산업 클러스터 주변에는 우수 대학과 연구기관이 함께 있다"며 "실리콘밸리에는 스탠퍼드대, 보스턴에는 하버드대와 MIT가 있는 것처럼 연구·교육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고, "여기에 정주 여건까지 개선해야 유능한 인재가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네 번째 과제: 투자 유인책이 정말 충분한가?

유회준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기업은 투자 수익성이 확보돼야 움직인다"면서 "세제 혜택이라든가 부지 무상 대여와 같은 투자 유인책을 강화해 기업이 지방 투자를 경제적으로 유리하게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기업입장에서는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전문가들이 제시한 해결책

전문가들이 모두 부정적인 건 아닙니다. 오히려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유승훈 교수는 "뭐 하나 만만한 건 없지만 그래서 하지 말자는 건 아니다"면서 "우리가 한계를 명확하게 인지하고 한계점들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실제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 계획을 정부가 제시해야 합니다. 단순히 투자 규모만 큰 것으로는 부족하거든요.

결국 '신뢰'의 문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정부의 진정성 있는 준비와 기업의 과감한 결단,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동의가 함께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지금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이렇게 할 것이다"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보면 호남 반도체는 도전 불가능한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다만 정부와 기업이 눈을 크게 떠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물도 충분하고 전기도 풍부한 곳이라면, 이제는 그 물과 전기를 정말로 반도체 공장에 공급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인프라와 계획이 나와야 합니다.


기자 김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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