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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의 영광을 등에 진 이란, 과거로의 회귀가 남기는 역설적 교훈

아케메네스 왕조부터 이슬람혁명까지 이어진 이란의 찬란한 문명사.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시도가 과연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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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의 꿈, 그리고 현실의 충돌

이란. 한 국가가 보유한 문명의 깊이로 따진다면 손꼽힐 곳이다. 이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들의 발상지이며, 기원전 6세기 경에 키루스 대제가 아케메네스 제국을 건설하면서 그 국력의 정점을 찍었다. 그때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위대한 문명이 2500년을 견디면서, 역설과 갈등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

현대 이란은 자신의 과거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기원 전과 후를 가로질러 이어진 장대한 역사의 무게 속에서 현재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키루스 대왕은 이란 민족을 처음으로 통합하고 당시 문명세계 대부분을 정복하였으나, 피정복민들을 관용정책으로 대하였으며, 현재 이란인들은 키루스 대왕을 군사적인 성취를 이룩한 정복군주보다는 관용과 예지를 갖춘 이상적인 통치자로서 존경하고 있다.

관용과 예지. 얼마나 아름다운 이상인가. 그러나 역사는 인간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혁명과 전쟁, 그리고 미래의 선택

이란이 최근 자신의 전통적 문명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은, 현재의 이슬람 공화국 체제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방증이다. 이란 혁명으로 이슬람 성직자인 루홀라 호메이니가 집권하며 현재의 이란 이슬람 공화국이 창건되었고,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이란의 군주제도 막을 내렸다. 1979년의 혁명은 거대한 변화였다. 그러나 그 변화가 이란 국민에게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주었는가?

혁명의 여파는 즉시 나타났다. 혁명 직후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했으며, 친 팔라비파와 좌파 인사가 탄압당하는 새로운 국가폭력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란-이라크 전쟁은 1980년 9월 22일부터 1988년 8월 20일까지 8년에 걸쳐 쉬지 않고 치러진 전쟁이며, 양측의 사상자는 군인과 민간인 피해가 사망자만 50만100만 이상이고 부상자 역시 100200만에 달했다.

8년간의 국토 황폐화. 수백만의 죽음. 1980년 9월 이라크와 8년간의 전쟁을 치르면서 수백만 명의 사상자와 막대한 경제적, 물적 손실을 입어야만 했다.

과거의 영광이 가져오는 함정

만약 이란이 오늘날 자신의 문명 전통으로 회귀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어디로 향할 것인가? 관용의 아케메네스 왕조로? 아니면 더 강경한 사산 왕조의 영광으로? 혹은 이슬람 입후의 페르시아 문화로?

history의 가장 큰 함정은 선택적 기억이다. 우리는 과거에서 우리가 원하는 부분만 기억하고자 한다. 이란의 위대한 문명사에서 관용과 예지의 순간들을 되살리는 것은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실의 이란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지난 40년간 이슬람 공화국은 내적 갈등으로 피를 흘렸고, 이웃국들과의 분쟁으로 국력을 소진했으며, 국제 제재 속에서 경제적 고통을 겪어왔다. 1941년 즉위한 모하마드 레자 샤는 서구식 개혁정책과 모든 석유 산업을 국유화하였고, 1961년에 농지개혁과 여성 참정권 그리고 세속주의, 근대주의 정책을 목표로 하는 '백색 혁명'을 단행하였다.

과거 팔라비 왕조가 시도했던 근대화도 좌절되었고, 혁명 이후의 이슬람 공화국도 국민의 열망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문명과 국가의 무게 사이에서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과거의 영광이 현재의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란 혁명은 프랑스 대혁명과 마찬가지로 민중의 투쟁으로 왕정을 무너뜨린 시민혁명이 결국 더 큰 독재국가가 들어서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2500년의 문명 유산을 등에 진 이란이 내린 선택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무게 속에서 길을 잃은 듯 보인다. 만약 이란이 다시 과거로 돌아가려 한다면,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위대한 문명의 복원은 아름다운 꿈이지만, 현실은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후이기 때문이다.

문명과 국가 사이의 거리. 때로 그것은 메워질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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