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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혔던 호르무즈 해협, 이란이 꺼낸 카드는 '부분 개방'

이란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측 수역을 통한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허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강경한 주권 주장에서 물러선 첫 신호로 평가되고 있다.

추익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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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이란의 '전술적 양보' 신호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오만 측 수역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충돌 방지를 위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 오만 측 항로를 통과하는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제안을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는 것이 로이터 통신의 보도다.

업계 관점에서 보면 이 제안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이번 제안은 이란이 최근 거론해온 강경 구상, 즉 국제 항로 통행료 부과나 해협 주권 선언 등에서 물러서는 첫 가시적 신호로 평가된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대형 유조선의 경우 통행료가 최대 200만달러(약 3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되었던 만큼, 이번 제안은 확실한 입장 변화다.

세계 에너지의 심장, 호르무즈

제안의 무게를 이해하려면 호르무즈 해협의 전략적 가치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를 처리하는 국제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너비 34㎞의 이 해협은 걸프 해역에서 인도양으로 이어지는 국제 수로로, 현행 '양방향 통항분리 방식'에 따라 진입 선박은 이란 쪽 항로를, 나오는 선박은 오만 쪽 항로를 이용하도록 되어 있으며, 이 체계는 1968년 유엔 산하 해운기구가 역내 국가들의 합의를 바탕으로 채택한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은 이란이 해협 통행을 차단하면서 세계 원유·가스 공급 역사상 최대 규모의 차질을 초래했으며, 전쟁이 시작된 2월 28일 이후 수백 척의 유조선과 화물선, 2만여 명의 선원이 걸프 해역에 발이 묶여 있다.

미국의 응답이 핵심

현재로선 미국의 반응이 불명확하다. 서방 안보 소식통은 오만 수역을 통한 자유 통항 허용 제안이 논의돼 왔다고 확인했으나, 미국이 아직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제안의 실효성을 두고는 의문이 남아 있다. 이란이 해당 수역 내 기뢰 제거에도 동의할 것인지, 적국인 이스라엘과 관련한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허용할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제안의 성사 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으며, 미국이 이란 측 요구를 수용해야 호르무즈 해협 문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식통의 발언이 협상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이란의 제안이 형식적인 양보인지, 실질적인 협상 신호인지는 미국의 다음 움직임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기자명: 추익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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