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건을 혼자 종결한 경찰…장미란씨 사건, 시스템의 빈틈을 드러내다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사건을 허위 종결한 경찰관이 담당한 실종 신고가 298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성인 실종 사건 처리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시사하고 있다.
298건 중 대부분을 '혼자' 끝낸 경찰…충격이 점차 커지다
혹시 경찰에 신고한 실종 사건이 제대로 처리되고 있을까요? 최근 제주에서 터져 나온 사건이 경찰 내부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8월 11일까지 실종팀에서 근무한 A경장이 담당한 실종 신고가 298건에 달한다는 사실이 24일 제주경찰청 발표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문제일까요? 핵심은 이 중 대부분을 단독으로 종결했다는 점입니다.
298건이라는 숫자를 잠깐 곱씹어 봅시다. 약 17개월간 근무하면서 한 경찰관이 거의 모든 결정을 혼자서 내렸다는 의미거든요. 통제와 검증 없이 말입니다.
'허위 종결'에서 시신까지, 그사이의 104일
지난 5월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는 신고 이후 104일 만에 최초 실종 장소에서 불과 1㎞ 떨어진 곳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담당 경찰관이 사건을 허위 종결했다는 점이죠.
실종전담수사관 B는 "업무 처리가 미숙한 경찰관이라면 미종결 사건을 오래 보유할수록 팀장 등으로부터 계속 점검을 받게 되는데, 이런 지적을 피하려 사건을 서둘러 종결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누군가는 일을 줄이고 싶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대가는 너무 컸습니다.
2명 외에도 허위 종결 피해자가 있을까?
더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담당 경찰관이 혼자 종결 처리한 실종 신고가 수백 건에 달하는 데다, 그가 허위로 종결 처리한 실종자가 사망한 채로 발견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2건 외 나머지 사건에서도 실종자 소재와 안전이 실제로 확인됐는지, 종결 과정에서 허위 보고나 부실한 조치가 있었는지 등을 전수조사하고 있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각 시도경찰청에 종결·미종결 실종 사건에 대해 11월까지 전수조사를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개인의 일탈일까, 시스템의 문제일까?
담당 경찰관 개인의 일탈뿐 아니라 성인 실종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인식과 사건 종결 구조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전의 유사 사례에서도 확인됐듯이, 문제는 한 경찰관의 윤리의식만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감시 체계에 있을 수 있습니다.
국회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4일 전체회의에서 장 씨 사건을 둘러싼 경찰의 수색·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집중 추궁했고,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매우 잘못됐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달라질까? 경찰의 변화
앞으로 달라질 것 같습니다. 경찰은 실무자가 실종 사건 해제 요청을 하면 팀장·과장 등 관리자가 해제 사유와 입력 내용을 확인한 뒤 최종 승인하는 '이중장치'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생각해 봅시다. 이런 변화가 정말 작동할 수 있을까요? 경찰이 내부 감시 체계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을까요? 298건의 실종 신고—그 속의 사람들, 그들을 찾기를 절박해하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이번 기회는 구호에 그치면 안 됩니다.
기자 | 김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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