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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숨진 신종오 판사...재판에 몸과 마음을 다한 성실한 법관

서울고등법원 신종오 부장판사가 새벽 법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수원 동기들과 법조계는 그를 차분하고 논리적이며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평가했다.

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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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을 떠난 성실한 법관의 자취

새벽 1시, 서울 서초동 법원 청사 인근 화단. 경찰은 전날 밤 12시쯤 신고를 받고 이날 오전 1시쯤 서울고법 청사 인근 화단에서 신 고법판사를 발견했다. 그때 발견된 사람은 서울고법 형사15-2부 신종오 부장판사(55)였다.

신종오 판사는 누구였을까. 법조계의 평가는 일정했다. 연수원 시절부터 동기들 사이에서 '차분하고 논리적'이란 평가를 받았다고 하며, 법원 안팖에서도 철저한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인물이었다. 다만 그것은 차가운 직업정신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난 2023년에는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선정하는 우수법관으로 뽑히기도 했다.

법원을 지켜온 25년의 발자국

신종오 판사의 법관 인생은 견고했다. 서울 출신인 신 부장판사는 서울 상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했으며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고, 1998년 사법연수원을 27기로 수료했다.

그 이후 25년간의 여정은 국내 곳곳의 법원을 배경으로 했다. 2001년 서울지법 의정부지원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뒤 울산지법,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고법,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등을 거쳤다. 그리고 최근 서울로 돌아와 2026년 2월부터 동년 5월까지 서울고법 고법판사로 근무했다.

눈길을 끈 항소심 판결

신종오 판사가 마지막으로 주재한 재판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건이었다. 신 고법판사는 지난달 28일 선고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항소심 재판부인 형사15-2부의 재판장이었으며, 지난 2월 6일 이 사건을 접수한 재판부는 약 3개월간 심리를 해왔다.

신 판사의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내린 원심을 뒤집고 일부 유죄 판단을 내렸다. 전문가들은 이를 치밀한 법리 검토의 결과로 평가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그날 새벽, 법원 인근에서 현장에는 유서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유서에는 김 여사의 2심 판결과 관련한 언급은 없이 "죄송하다. 스스로 떠난다"고만 돼 있다고 한다. 경찰은 이후 현장 CCTV와 유서 내용, 주변 진술 등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법조계와 동료들의 기억에 남은 것은 완벽하게 준비된 재판과, "힘들다"는 어느 날의 한 마디였다고 한다. 신 부장판사는 최근 주위에 "힘들다"는 말을 전했으며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오 판사의 부고는 법조계에 깊은 충격을 안겼다. 한 사람의 떠남 뒤에는 재판 절차의 공백이 생기지만, 더 깊은 물음이 남는다. 법관이라는 무거운 책임 속에서 누군가는 왜 그렇게 고독했는가. 그리고 '성실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던 현실이 무엇인가.


기자명: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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