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이 부를 불렸다!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제안이 코스피를 뒤흔든 이유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초과이익을 국민배당금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했다가 시장 혼란을 초래했습니다. 코스피가 한때 5% 급락한 이 사건의 전모를 파악해봅시다.
AI 시대의 성공을 누구와 나눌 것인가?
그때였다. 반도체 호황으로 경쾌해진 증시가 역사적 고점을 눈앞에 두고 있던 5월 12일 아침, 청와대 정책실장의 페이스북 포스팅 한 장이 시장을 흔들어놨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 산업 초과이익을 국민배당금 형태로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해 보이는 제안이었지만, 증권가와 정치권은 그 순간부터 '대혼란'에 빠졌다.
꺼내든 아이디어, '국민배당금'이란 무엇인가?
김용범 실장은 현재의 반도체 특수가 '사이클'이 아닐 수 있다고 진단했으며, 수출 중심 경제 구조가 견고한 구조적 이익을 창출하는 '기술 독점 경제 구조'로 모할 수 있다고 했다. 즉, 반도체 호황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성공일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서 핵심이 나온다. 초과이익의 일부를 현 세대의 사회 안정성과 전환비용 완화에 사용하는 것을 체제 유지비용 성격이라면서, 어떻게 사회적으로 제도화할 것인가 하는 원칙에 가칭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을 붙이고자 한다고 했다.
더 구체적으로는 어떨까? 김 실장은 청년창업 자산, 농어촌 기본소득, 예술인 지원, 노령연금 강화 등 구체적인 예시들을 들면서, 아무 원칙 없이 초과이익의 과실을 흘려보내는 것이야말로 무책임한 선택이 될 수 있다며, AI 초과이윤을 인간의 삶으로 환원하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모범 사례로 떠올린 노르웨이, 그리고 규모의 위력
역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세계 경제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사례가 있다. 노르웨이가 석유 수익을 국부펀드에 적립하고 사회 전체에 환원하는 사례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이 이 경로를 따를 수 있을까?
규모를 보면 이해가 된다. 2027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영업이익이 700조 원을 웃돌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 재정 운영의 판을 흔들 수 있는 규모다.
순간의 혼란, 코스피 5% 급락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김용범 실장의 페이스북 글이 공개되자마자 시장이 요동칠 줄은.
코스피지수는 장 초반 7999선까지 상승했다가 이내 5% 이상 급락했다. 김 실장이 '초과 세수'뿐만 아니라 '초과 이윤' '초과 이익' 표현도 동원하면서 단순히 정부 재정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국민배당금 재원으로 직접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투자자들의 해석은 '횡재세 도입'이었다. 김 실장은 지난 11일 밤 자신의 SNS에 A4 용지 네 장 분량의 글을 올렸는데, 제목은 '차원이 다른 나라 : AI 시대 한국의 장기 전략'이었다.
여당도 야당도 일단 흔들렸다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코스피는 8000 돌파 기대감으로 시장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상황에서, 김 실장이 느닷없이 국민배당금 구상을 꺼내든 후 폭락했다며,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불안을 초래한 김 실장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김 실장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만 반발한 게 아니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아직 직접 논의하는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검토하고 입장 발표가 필요하다면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여당도 여유 있는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청와대의 '손절치기'와 그 이유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재빨리 입장을 바꿨다. 청와대는 오후 늦게 공지를 통해 정책실장이 SNS에 게재한 내용은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정책실장의 '개인 의견'이 왜 이렇게 강한 영향력을 미쳤을까? 그건 그의 직책 때문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대통령의 정책 컨트롤타워다. 이재명 정부의 정책 컨트롤타워인 김 실장이 상세한 예시를 들며 국민배당금을 거론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천문학적인 액수의 이익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더욱 불 붙었다.
그럼 '국민배당금'은 성사될까?
현실은 복잡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단계는 아이디어 차원의 논의 성격이 강하다면서도, AI가 경제 구조를 바꾸는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국민배당 논쟁도 점차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역사의 관점에서 보면 이 토론은 중요하다. 과거 반도체 호황 시기에도 비슷한 논의가 있었을까? 이미 2021~22년 반도체 호황기에 초과 세수가 있었지만 사전에 설계된 원칙이 없어 소진됐다면서, 이번에는 이전처럼 흘려보내면 천재일우의 역사적 기회를 허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왜 이것이 중요한가?
AI 시대는 분명 과거와 다르다. 노동으로 번 부가 아니라 기술 독점으로 만들어진 부가 확산되는 시대다. 그렇다면 그 부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는 경제 정책을 넘어 국가 경영의 원칙을 묻는 질문이 된다.
김용범 정책실장의 제안은 현실 정책화에 실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AI 시대가 온다면, 이 논의는 분명 반복될 것이다. 그때 우리가 준비된 답을 가지고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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