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문재인, 청와대서 '손 맞잡은' 화합의 신호…전대 갈등 진짜 잠잠해질까?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오찬에서 '단합'을 강조했다. 검찰개혁과 지역균형발전 등 국정 현안도 논의됐다.
비빔밥 한 그릇에 담은 '단합의 메시지'…전·현직 대통령의 정치 쇼?
취임 후 처음 청와대로 초청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이 상춘재에서 오찬을 시작했습니다. 메뉴는 '통합'을 상징하는 비빔밥이었습니다. 정치의 모든 색깔을 하나로 섞는다는 비빔밥. 우연일 리 없죠. 이게 정말 작동할까요?
당내 분열, 이제 '원수 싸우듯' 수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간 갈등에 적통 논쟁까지 벌어지는 분열 상황 속에서 이번 만남은 의외로 중요합니다.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할 정도로 내부 분열에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그는 지난달 G7 참석 결과 브리핑에서 "민주당 내의 경쟁과 갈등에 대해서도 한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원수 싸우듯이 하지 마십시오.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했어야 되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원수 싸우듯'이라는 표현까지 쓴 건 당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신호였어요. 아래는 정당히 경쟁하는 것 같은데, 이건 정말 다른 차원의 싸움이라는 뜻이 담겨 있었거든요.
두 '대통령'의 미묘한 강조점 차이
문 전 대통령은 오찬에서 "민주당이 먼저 단합하고, 그 위에서 민주개혁 진영 그리고 빛의 혁명을 함께했던 그런 세력들과의 더 큰 단합을 이루어내야"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내부의 단합도 매우 중요하다, 속이 단단해야 되겠죠. 그리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그래서 저는 구조적 다수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되고"라고 말했습니다.
보이시나요? 문 전 대통령이 '당내 단합'에 방점을 뒀다면, 이 대통령은 '단합을 기반으로 한 외연 확장'을 강조했어요. 필자는 이 차이가 현재의 당 상황을 정확히 반영한다고 봅니다. 문 전 대통령은 '먼저 안정을 잡자'는 입장이고, 이 대통령은 '안정 위에서 성장하자'는 입장이라는 뜻이거든요.
'가짜뉴스' '멸칭'…현안 언급의 뒷말
청와대 정무수석 홍익표는 "두 분은 민주 진영의 단합과 외연 확장은 별개의 것이 아니라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가치임을 강조하셨고 가짜뉴스나 멸칭 등으로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건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뜻을 모으셨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표현은 '가짜뉴스'와 '멸칭'입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친문 성향의 방송인 김어준 씨와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코어 지지층 이탈론'과 '재건축론'을 앞세워 자신을 공격한 것에 심기가 편치 않았을 수 있습니다. 당내 주요 인사들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상황까지 이른 것이죠. 이 대통령이 단합과 함께 외연 확장을 꺼낸 것은 이들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근본적 해결은 여전히 미지수
흔히 정치에서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전에 다룬 기사에서 봤듯이 더 정확하게는 '세력'이 맞습니다. 8월 선출되는 새 민주당 대표가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는 만큼, 이번 전당대회가 향후 상당 기간 당내 권력 지형을 좌우할 수 있는 전환점으로 꼽힙니다. 따라서 전대가 다가올수록 당내 각 진영이 단합이라는 공통 가치에 묶여 있기보다 표심을 끌어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긴장도가 높아질 것이란 관측을 낳고 있습니다.
결국 검찰개혁, 지역균형발전 등 국정과제도 중요하지만, 당의 지지층 내부 분열 양상이 심화하는 중에 이번 만남이 이뤄졌으며, 2년 차 국정 전략에 박차를 가하려는 이 대통령의 입장에서 갈등 양상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속도전' 강조
같은 날 이 대통령은 또 다른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원내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입법 속도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 대통령은 3기 원내대표단 출범을 축하하면서 하반기 국정과제 관련 입법안 처리에 더욱 속도를 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한 대행은 이에 이 대통령의 최근 해외순방 성과와 800조원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두고 감사를 표하며 "필요한 입법으로 강력히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과의 오찬으로 당의 단합을 강조하고, 원내대표단과의 만찬으로 국정 추진의 속도를 다지는. 이재명 대통령의 투트랙 전략이 명확히 드러나는 순간이었어요.
전당대회, 진짜 '신경전'은 이제부터
필자는 이번 만남을 보면서 생각해봅니다. 두 전·현직 대통령의 화합 메시지가 당 내부의 치열한 권력 투쟁을 완전히 가라앉힐 수 있을까?
이번 싸움에서 이기는 쪽이 미래 권력을 장악할 공산이 크며, 대표 경선 결과는 향후 정국 주도권은 물론 당정 관계, 나아가 차기 구도와도 직결됩니다. 결국 상징적 메시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적어도 이날의 오찬은 당의 최고 지도부가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신호를 보낸 것만은 분명합니다. 비빔밥의 모든 색깔을 섞듯이, 민주당이 정말 단합할 수 있을지 8월 전당대회가 시금석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명: 박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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