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최고가격제 동결에도 기름값은 계속 오른다…소비자 물가 부담 한계 드러나
정부가 3차 석유 최고가격제를 동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990원대에 진입했다. 최고가격제의 한계와 실제 소비자 체감 가격의 괴리를 놓고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부 정책과 시장의 엇갈린 움직임…기름값은 계속 오른다
정부가 국제유가 변동성과 민생 물가 부담을 고려해 10일 0시부터 적용되는 3차 석유 최고가격을 동결했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11일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990.7원으로 전날보다 1.8원 올랐다. 동결된 정책과 달리 현실의 기름값은 여전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동결', 시장은 '인상'…왜 이런 일이?
필자는 이 현상을 보며 정책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느낀다. 3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으로 오는 10일부터 적용되지만, 이것은 정유사 공급가에만 해당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 구조적 문제가 바로 '최고가격제 역설'이다. 주유소별 재고 비축 물량 등의 영향으로 시차가 발생하고 가격 급등에 따른 고객 감소를 우려해 한꺼번에 가격을 올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지만, 실제로는 최고가격제가 강제하는 공급가격 상한이 시간 차이를 두고 소비자 가격으로 전이되면서 '꼬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은 이미 2000원대…격차는 심화하고 있다
지역별 격차도 심화되고 있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24.0원으로 전날 대비 1.3원 상승했으며, 제주 지역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00원 선을 넘어섰다. 전국 평균 가격은 1990원대에 머물러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이미 2000원대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사는 지역에 따라 같은 상품을 받고도 수십 원에서 수십 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일일이 차를 몰아야 하는 화물차주나 택시 기사들에게는 매일의 주유가 가계 압박으로 다가온다.
정책의 의도는 좋으나…구조적 한계 뚜렷하다
산업연구원은 최고가격제가 단기적으로 가격 급등을 억제하고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는 데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중동 전쟁 발발로 한 달 새 유럽 경유값이 32% 폭등하는 동안 한국은 8% 상승에 그쳤다. 국제적으로 보면 정책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시장 왜곡과 공급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으며,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 2~3주의 시차가 발생하는 구조적 한계도 제도 효율성을 제약한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필자의 생각: 임시방편이 아닌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노력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한국 경제의 중동 지역 석유 의존도가 65%에 달하는 상황에서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는 경우에는 국내 석유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말이다.
최고가격제는 응급처치일 뿐이다. 진정한 해결은 유류세 인하, 비축유 활용, 취약계층 직접 지원, 도입선 다변화 등 다양한 수단의 병행에서 나온다. 화물차주의 한숨, 서민의 통장이 날로 가빠지는 현실을 보면서 정부는 이 위기를 장기전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기름값이 내려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지금 필요한 건 정책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는 것이 아닐까.
박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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