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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성사된 '마약왕' 박왕열 국내 송환...이재명 대통령 정상외교 성과

필리핀 교도소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공급해 온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요청으로 국내 송환됐다.

류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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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성사된 '마약왕' 박왕열 국내 송환

필리핀에 수감 중이던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이 오늘(25일) 드디어 한국 땅을 밟았다. 정부는 25일 오전 국제 '마약왕' 박왕열을 필리핀으로부터 임시인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보여준 결단력 있는 정상외교의 성과로 9년 넘게 교착 상태였던 인도 절차가 한 달만에 해결됐다. 역대 어느 정부도 해결하지 못했던 송환이 극적으로 성사된 것이다.

정상외교로 돌파한 송환 절차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한국-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직접 박왕열의 임시인도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박 씨가) 필리핀 교도소 안에서 지금도 대한민국으로 마약을 수출하고 있다"며 "마르코스 대통령도 빠른 시간 내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시행해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한국 법무부·외교부·국정원·검찰청·경찰청이 필리핀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한 끝에 송환을 요청한 지 약 1개월 만에 박왕열을 임시인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벽을 허물고 힘을 모아 협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살인범에서 마약왕으로 변신한 박왕열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필리핀 대법원에서 단기 57년 4개월,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수산물 수입유통회사를 운영하던 평범한 사업가였으나, 필리핀에서 흉악범으로 변모했다.

박왕열은 2016년 11월 체포된 후 2017년 3월 탈옥했다가 재검거됐고, 2019년 10월 두 번째 탈옥을 감행한 뒤 2020년 10월 검거되어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았다. 두 차례 탈옥을 성공시킨 경험은 그에게 강한 자신감을 심어줬고, 이후 마약 사업 진출의 심리적 동력이 됐다.

교도소에서도 계속된 마약 사업

더욱 충격적인 것은 박왕열이 수감 중에도 마약 유통 사업을 지속했다는 점이다. 한 달에 약 60㎏, 금액으로는 300억 원 규모의 마약이 국내로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박왕열이 수감 중인 교도소가 사실상 범죄자 마을과 비슷한 곳으로, TV 시청이나 운동은 물론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까지 자유로운 곳"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조직을 '전세계 패밀리'라 부르며 기업형 구조로 운영했으며, 자신의 닉네임처럼 '전 세계'를 호령하는 지배자가 되고 싶어 하는 뒤틀린 권력욕을 드러냈다.

철저한 수사와 엄정한 처벌 예고

정부는 공범 등을 통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다량의 마약을 밀수입, 유통, 판매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박왕열을 수사기관으로 즉시 인계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히 사법처리할 계획이며, 박왕열이 가담한 마약 유통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범죄수익도 철저히 추적, 환수할 방침이다.

정부는 "압송 즉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죄하겠다"며 "앞으로도 초국가 범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며 범죄자가 지구상 어디에도 숨을 곳이 없도록 국제 공조망을 더 촉촘히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박왕열 송환 성사는 강력한 정상외교를 통한 초국가 범죄 척결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9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현안을 한 달 만에 돌파구를 찾은 것은 분명 주목할 만한 성과다.

글 = 류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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