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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돌아온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감옥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범죄 활동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교도소에서도 300억 규모 마약 유통을 이어온 박왕열이 이재명 대통령의 직접 요청으로 9년 만에 국내 송환됐어요.

박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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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귀환, 대통령의 직접 요청이 이끌어낸 결과

드디어! 필리핀 교도소에서 국내로 마약을 유통시킨 혐의를 받는 박왕열이 25일 한국으로 전격 송환됐어요. 정부가 송환 노력을 기울인 지 9년여 만이자, 이재명 대통령이 이번 달 초 필리핀과의 정상회담에서 인도 요청을 한 지 약 3주 만의 성과랍니다.

정말 빠른 결과가 나왔죠? 지난 3일 마닐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박왕열에 대한 임시 인도를 직접 요청했고, 필리핀 대통령이 가까운 시일 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한 게 결정적이었어요.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대한국민을 해치는 자는 지구 끝까지 추적해서라도 반드시 잡는다"고 밝히기도 했거든요.

수산물 회사 대표에서 '마약왕'으로 전락한 10년

박왕열, 이 이름만 들어도 어떤 분들은 등골이 서늘해지실 텐데요. 수산물 수입유통회사 대표를 지낸 이 남성이 2016년 필리핀에서 한인 3명을 잔인하게 살해했고, 심지어 필리핀 감옥에 수감 중에도 국내에 수백억대 마약을 유통해 범죄자로서 체급을 키워나갔어요.

범죄의 시작점은 2011년 다단계조직 IDS홀딩스의 1조원대 금융사기 사건이었어요. 한때 수산물 유통회사 대표였던 박왕열은 1만207명에게서 1조960억원을 가로챈 IDS홀딩스에서 모집책으로 활동하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필리핀으로 도주한 거예요. 그때부터 모든 게 틀어진 거죠.

잔혹했던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전말

필리핀에서 카지노 사업을 하던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 팜팡가주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국내에서 투자사기 혐의로 도피해온 한국인 남녀 3명을 공범과 함께 총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했어요.

피해자들은 살해당하기 전 박왕열의 제안으로 그가 운영하던 카지노에 3천만 필리핀 페소(당시 약 7억2천만원)를 투자하기도 했어요. 박왕열은 피해자와 카지노 투자 사업 문제로 갈등이 생기자 범행을 저지른 뒤 투자금 7억2천만원을 빼돌리고, 금고에서 240만원 상당의 현금을 챙겼거든요.

박왕열은 한국에서 1조 이상의 피해를 낸 유사 수신업체 IDS홀딩스 모집책으로 필리핀으로 도주한 3명의 사기범을 살해하고 이들의 범죄수익금(한화 약 138억원 가량의 돈)을 편취했어요. 돈 때문에 생명까지 앗아간 거죠.

두 번의 탈옥과 '전세계'의 탄생

더 놀라운 건 그 이후예요. 2017년 이민자 수용소 천장을 뚫고 첫 번째 탈옥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호송관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겠다는 핑계로 식당 화장실 창문을 통해 다시 도주했어요. 이 1년간의 도주 기간이 그가 단순 살인범에서 거물 마약왕으로 거듭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답니다.

박왕열은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된 뒤에도 텔레그램 닉네임 '전세계'로 휴대전화를 이용해 국내 마약 유통을 지속했어요. 2019년 10월 두 번째 탈옥 이후 검거되기까지 약 1년 동안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아이디로 활동하며 국내에 수백억대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정말 소름끼치는 사실한 달에 최대 60㎏, 금액으로 300억원 규모의 필로폰이 그의 조직을 통해 국내로 유입됐다는 거예요. 이게 다 감옥에 있으면서 벌인 일이라니, 믿기지 않죠?

필리핀 교도소의 허술한 관리 체계

어떻게 감옥에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박왕열이 수감 중에도 마약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엔 필리핀 교도소의 허술한 관리 체계가 있어요. 사건 수사를 맡았던 경찰 수사관은 "그곳은 교도소라기보다 범죄자들을 모아놓은 '범죄자 마을'에 가깝다"며 "돈만 있으면 개인 방을 살 수 있고 휴대전화 사용도 자유로웠다"고 증언했거든요.

마침내 한국 땅을 밟은 박왕열

남색 야구 모자에 수염이 덥수룩한 박왕열은 오전 7시 16분쯤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빠져나왔어요. 10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그의 손에는 천에 가려진 수갑이 채워졌고, 통상 마스크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는 범죄자들과 달리 고개를 꼿꼿이 들었어요.

경찰과 법무부 직원 수십명에 둘러싸인 박왕열은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 피해자나 유족에게 할 말 없냐', '필리핀 교도소에서 호화 생활을 했느냐', '국내로 송환된 심경이 어떤가' 등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답니다. 여전히 뻔뻔한 모습을 보였어요.

앞으로의 수사 계획은?

이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돼요. 경기북부청은 3개 경찰 관서에서 별도로 수사하던 마약 사건을 병합해 집중 수사를 벌일 방침이에요. 박왕열을 경기북부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로 압송해서 기존 3개 경찰 관서의 박씨 관련 마약 범죄 사건을 일체 병합해 집중 수사한다는 계획이거든요.

청와대 강유정 대변인은 "해외에 숨은 범죄자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한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압송되는 즉시 모든 범죄 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공범과 범죄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엄정히 단정하겠다"고 밝혔어요.


9년간 우리나라를 괴롭혔던 '마약왕'이 드디어 한국 법정에 서게 됐어요. 해외에 숨어서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 있는 송환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그의 범죄 행각이 낱낱이 밝혀져서 정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요.

기자 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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