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자원 수집가' 변신...철강 제국이 리튬·에너지로 도약하는 이유
포스코그룹이 2일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발표한 '트리플 코어' 전략이 화제다. 철강·리튬·에너지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대전환하겠다는 구상인데, 2035년 매출 187조원 달성을 목표로 16조7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철강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리튬·에너지 시대
포스코그룹이 2일 'CEO 인베스터데이'를 열고 산업자원(철강), 전략자원(리튬, 양·음극재, 희토류 등), 에너지자원(LNG, 신재생에너지)을 아우르는 '트리플 코어(Triple-core)' 체제를 구축해 '국가대표 핵심자원 공급자'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수십 년 철강 외길을 걷던 포스코가 대담한 변신을 선언한 것이다.
이 뉴스가 오늘 검색량 1000+을 기록하며 화제인 이유는 단순하다. 장 회장은 '트리플 코어' 체제를 통해 2035년 합산기준 매출액 187조원, 영업이익 13조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내놨다. 이는 단순한 경영 발표를 넘어, 대한민국 최대 철강기업의 자기 부정이자 재탄생 선언이기 때문이다.
왜 포스코는 지금 '포트폴리오 혁명'에 나섰나
전통적인 철강 기업으로 알려져 온 포스코가 산업 구조 전환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수십 년간 철강 생산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이 기업은 이제 배터리 소재와 자원 개발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이는 기업의 생존 본능이다.
핵심은 전기차 혁명이다.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는 핵심 부품이 되었고, 리튬은 배터리 성능과 원가를 좌우하는 핵심 원료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생산 확대는 배터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곧 리튬 수요의 구조적 증가를 의미한다. 과거 철강 산업이 자동차 몸체를 만들었다면, 미래는 배터리가 자동차의 영혼이 되는 셈이다.
리튬 사업, 적자에서 흑자로 극적인 역전
포스코의 리튬 사업은 초기엔 고전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포스코홀딩스의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증가해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지난해 적자를 거의 해소하며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무엇보다 리튬 가격 상승에 따른 관련 사업의 마진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더 놀라운 건 아르헨티나 사업의 흑자전환이다. 포스코아르헨티나의 지난해 동기 매출 120억원, 영업손실 540억원을 올린 것을 감안하면 매출 신장은 물론 적자 폭까지 크게 줄인 셈이다. 특히 올해 3월부터는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과거 SK하이닉스의 '수익성 혁신' 사례처럼, 구조조정이 성과로 이어지는 전형을 보여준다.
2035년 목표: 글로벌 리튬 톱5 기업으로
포스코의 야망은 명확하다. 포스코그룹은 2033년까지 연 17만3000톤의 리튬 생산 체제를 완성해 글로벌 리튬 톱5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2035년 리튬사업 영업이익 1조8000억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염수 리튬은 지난 3월 포스코아르헨티나가 영업 흑자로 전환한 데 이어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의 RIGI(대규모 투자유치 제도) 승인까지 획득했다. 2033년 염수 리튬 10만톤 생산 체제 완성을 목표로 염수리튬 3·4단계 투자도 조기 추진하기로 했다. 광석 리튬은 호주 미네랄리소스사와의 합작 계약을 통해 제련 사업의 확장 기반을 마련하고 연 18만7000톤 이상의 리튬 정광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LNG·신재생에너지까지: '에너지 안보'까지 챙기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리튬에만 멈추지 않는다. LNG는 밸류체인별 확장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최근 글로벌 물동량 증가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트레이딩 규모를 확대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국내 해상 풍력과 해외 태양광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국가 에너지 안보에 앞장 서기로 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미래 성장 투자에 16조7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는 과거 반도체 초격차를 위해 삼성이 투입한 투자 규모와 비견할 수준의 게임 체인저 자금이다.
포스코의 변신이 대한민국 산업에 의미하는 것
포스코의 전략은 개별 기업의 생존 문제를 넘어 국가 산업 안보로 확대된다. 전 세계 리튬 수요가 급증하는 와중에 한국의 대표 기업이 글로벌 톱5를 목표로 삼는 것은, 마치 과거 철강 산업이 국가 성장을 견인했듯 미래 배터리 소재 산업도 그럴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불어 포스코의 변신은 한국 대기업의 미래 모델을 제시한다. 한국 산업이 직면한 '산업 고령화'에서 벗어나려면, 기존 경쟁력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성장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포스코가 철강의 자산과 기술력을 활용해 배터리·에너지 산업으로 확장하는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기자명: 김서연
출처: 포스코홀딩스 - 실시간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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