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안 나요? 투표용지 50% 축소 결정한 회의를 직접 주재했던 사람이 이래도 괜찮나요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핵심 결정인 투표용지 인쇄량 50% 축소. 이를 보고받은 회의를 직접 주재했던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이 국정조사에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투표용지 50% 축소" 회의 주재한 노태악, "지금도 기억 안 나" 발뺌… 여야 "말이 안 된다" 격앙
네, 맞습니다. 정말 황당한 일입니다. 선거권이라는 기본권을 침해한 6월 3일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 비극을 낳은 핵심 결정이 무엇인지 아세요?
6.3 지방선거를 치르기 6개월여 전, '투표용지 50% 축소 인쇄 지침'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회 회의에 보고된 것입니다. 문제는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이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거죠.
회의를 주재했던 본인이 "기억이 없다"?
23일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기관 보고에서 벌어진 일이 정말 어이없습니다.
노태악 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본인이 참석한 지난해 11월 24일 15차 중앙선관위 위원회의에서 투표용지 50% 축소 인쇄 결정을 보고받은 것에 대해 '최근까지도 이를 인지하지 못했나'라는 윤상현 특위 위원장 질의에 "네"라고 답했습니다. 직접 참석한 회의인데요!
여기서 더 황당한 게 나옵니다. 회의록엔 노 전 위원장이 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으로 확인됐고, 오후에 윤건영 의원이 "지금은 보고받은 내용이 기억나느냐"고 묻자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정말 헷갈리게 하네요.
"보고 목록은 기억나지 않지만, (투표용지 축소가) 사무총장 전결 사안인 만큼 짧게라도 보고는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노태악 전 위원장 (23일 오전)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 노태악 전 위원장 (23일 오후)
이게 정말 기억 착오일까?
여기가 핵심입니다. 문서를 보면, '50% 축소' 내용은 문서 말미 각주나 참고사항이 아니라 목차와 본문 '대제목'으로 분리돼 있어, 단순한 실무 조정안으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위원장이 당시 선관위 회의에 참석한 비상임위원 등을 향해 "그 당시 (선관위 회의에서 50% 축소 결정이) 보고된 걸 인지하고 있는 분이 있나"라고 묻자 단 한 명만 응답했고, 대부분의 증인이 보고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네요. 참석자 대부분이 이 결정을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니요.
선관위 여전히 방어만 하고 있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그 안이 회의에 보고됐으나 논의는 없었다"며 "(사무총장) 전결사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논의가 없었으니까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라는 건데, 과연 이게 합리적일까요?
더 놀라운 건, 이날 오전 회의장엔 노 전 위원장과 위 대행을 제외한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7명과 전임 선관위원장들이 나타나지 않았고,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오후에 뒤늦게 5명이 출석했습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시작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화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정리해볼까요?
투표용지 인쇄 비율을 50% 하한으로 축소한 결정은, 이번 투표지 부족 사태의 핵심 원인으로 꼽힙니다. 전국 투표소 91곳에서 투표용지 7,194장이 부족했으며, 특히 서울에서는 투표용지 4,206장이 부족했고, 투표 중단이 최소 4분에서 최대 105분까지 이어졌습니다.
이전에 다룬 투표마감 95분 전 '용지 없다' 항의 전화… 노태악에 보고하는 데 55분이 걸렸다?는 기사에서도 다뤘듯이, 당일 상황은 매우 혼란스러웠습니다.
여야의 반발은 한 목소리
이 상황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여야는 "말이 안 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국민의 참정권을 침해한 사건의 책임자가 "기억이 안 난다"는 주장으로 일관한다니, 정말 답답하지 않을 수 없죠.
앞으로의 국정조사
국조특위는 향후 불참한 선관위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강제 출석시키고 진상을 파헤친다는 계획입니다.
이제 남은 건 철저한 진상 규명뿐입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기초이고, 투표권은 시민들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거든요. 누군가는 이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기억이 안 난다"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명: 박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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