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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공석으로 전원합의체 마비 직전...주요 재판들이 갇혔다

이흥구 대법관 퇴임으로 대법원이 정원의 약 86% 수준인 12인 체제로 축소되면서, 전원합의체가 필요한 굵직한 사건들의 심리가 지연되고 있다. 소부 최소 인원 확보를 위한 긴급 재구성으로 당분간 '비상 운영'에 돌입한 대법원의 현황을 살펴본다.

류류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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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2인 체제'로 축소되며 재판 공백 심화

이흥구 대법관이 지난 9월 7일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서, 정원 14명 가운데 현원은 12명으로 줄었다. 이는 대법원이 정상 정원의 약 86% 수준으로만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이것이 두 번째 공석이라는 점이다. 대법원은 노태악 대법관이 올해 3월 퇴임한 뒤 후임 제청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넉 달 넘게 13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인사 공백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재판부 최소 요원 확보, '긴급 재구성' 단행

법원조직법상 소부가 사건을 심리하고 심판권을 행사하려면 최소 3명의 대법관이 필요하며, 3부가 최소 요건을 충족할 수 있도록 2부에서 엄상필 대법관을 차출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3부는 지난 7월 노경필 대법관이 법원행정처장에 취임하면서 재판 업무에서 빠진 데 이어 이흥구 대법관마저 퇴임하면서 오석준·이숙연 대법관 단 두명만 남게 되었다. 이제 대법관 10명이 기존 12명이 맡던 사건을 담당하게 되면서 사건 처리 부담이 커졌다.

전원합의체 사건, 처리 지연 불가피

전원합의체에는 김건희 여사와 한덕수 전 국무총리·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올라와 있어 대법관 공백 장기화가 상고심 재판 일정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전원합의체는 대법원장이 재판장이 되고 대법관 전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된 재판부로, 헌법 해석과 법률 적용의 기준이 되는 핵심 판결을 담당한다. 이전에는 노경필 대법관의 담당 사건들이 정체되기도 했다. 현재 영향을 받는 사건으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회사 상대 손해배상 소송,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공직선거법 사건, 웹툰 작가 주호민 씨 아들과 관련한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사건 등이 꼽힌다.

상고심 미제 사건의 '악순환'

지난 5월31일 기준 형사공판 상고심 미제인원은 1만2896명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사건이 1년 넘게 계류된 인원도 661명으로 전체의 5.1% 수준이고, 3년을 넘긴 장기 미제도 60명에 이른다. 대법관 공석이 해소되지 않는 한 이 수치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후속 인선까지 막혔을 가능성

현재 남은 과제도 많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달 18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고, 청와대는 같은 달 28일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김성수 후보자는 9월 14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노태악 대법관의 공석은 여전히 채워지지 않고 있다. 노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을 둘러싼 청와대와 대법원 간 이견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이 대법관 후임 역시 국회 인사청문회와 임명 절차가 남아 있어 당분간 상고심 처리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의 인적 공백 문제는 단순한 행정적 번거로움을 넘어 국민의 재판권 실현에 직결된 사안이다. 겹겹이 쌓인 공석을 서둘러 해소하는 것이 현재 사법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


기자명: 류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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