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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휴일을 덮친 125년 만의 대재난, 베네수엘라 7.5 강진—흙벽돌집이 위험 신호를 울리다

베네수엘라가 현지 시간 6월 24일 규모 7.2, 7.5의 연쇄 강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공휴일 낮에 발생한 탓에 실내 주민이 많았고, 내진 설계 부족으로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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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를 기다린 악의, 갑자기 들이닥친 공포

베네수엘라 북부 카리브해 연안 지역에서 규모 7.1과 7.5의 강력한 지진이 1분 간격으로 연이어 발생했다. 이날 베네수엘라는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기념한 공휴일이었으며, 주민 다수가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집에 머물고 있었다.

무더기로 쏟아진 불행은 타이밍마저 가혹했다. 일반적으로 지진은 사람들이 야외에 있을 때보다 실내에 있을 때가 더 위험하다. 수도 카라카스의 한 80대 주민은 "어린 시절 겪었던 1967년의 대지진보다 이번 지진이 훨씬 더 강력하고 끔찍했다"며 몸서리를 쳤다. 그로부터 거의 60년, 베네수엘라는 또 다시 대지진의 소환장을 받았다.

붕괴의 연쇄, 예측 불가능한 피해 규모

수도 카라카스에서는 격렬하게 흔들리는 건물에서 수천 명의 시민과 직장인들이 애완동물을 안고 거리로 긴급 대피했으며, 대피한 시민들은 건물의 외벽이 통째로 무너져 내려 거리에 가구가 그대로 노출된 참혹한 광경을 보며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퇴근길 음식점과 상점들로 붐비던 카라카스 시내 중심가 두 곳에서는 붕괴로 인한 거대한 먼지 기둥이 하늘을 덮기도 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피해의 규모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인명피해가 1만 명에서 최대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USGS는 사망자가 1만 명∼10만명일 확률을 44%, 10만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14%로 각각 예측했다.

흙벽돌집이 울리는 경고음

피해가 이렇게까지 심각할 것으로 예측되는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대부분의 건물에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아 피해가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 제목에서 언급된 '흙벽돌집'은 상징적 표현이자 동시에 냉엄한 현실이다. 베네수엘라의 건설 기준과 실제 건물 상태 사이의 괴리가 지진의 진동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내무부는 "카라카스의 알타미라 지역에서 주택과 건물이 붕괴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며 "치안 및 민간 지원 측면에서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수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많은 지역에서 전력과 인터넷 공급이 즉시 중단되어 혼란을 더했다.

국제 사회의 움직임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국영 방송에 출연해 "강력한 연쇄 강진과 20여 차례의 여진 발생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정부 모든 기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며 "우리의 새로운 훌륭한 친구들을 돕기 위해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버진아일랜드와 도민니카 공화국 일대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땅이 흔들린 직후, 바다까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베네수엘라에는 우리 국민 100여명이 체류 중이며, 주베네수엘라대사관은 교민들과 개별적으로 연락하며 피해 여부를 계속 확인 중이다. 지진은 국경을 넘지 않지만, 그 영향과 우려는 분명 경계를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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