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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은 영상으로 하는데, 판결은 왜 직접 가야 할까…재판 제도의 모순

코로나 이후 확산된 영상재판이 선고기일까지 확대되어야 한다는 변호사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변론은 중계하면서 왜 선고만 예외일까요?

오오창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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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론은 영상으로, 판결은 직접 간다

어딘가 이상하지 않나요? 변호사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난처한 상황입니다.

현재 변론·증인신문 등은 중계가 가능하지만 선고는 직접 법정에 출석하거나 대리인을 보내야 합니다. 한 변호사가 겪은 실제 사례처럼, 2026년 5월 수원고법 주식 리딩방 사기 사건 재판에서 공동 피고인의 변호사는 직원을 보낼 수 없어 다른 변호사에게 선고 결과를 전해달라고 부탁했고, 그 변호사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맡은 피고인 부모에게 결과를 듣고 알려달라고 부탁해야 했습니다. 재판의 결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누군가는 반드시 법정에 나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영상재판의 부담, 선고까지 확대되어야 할 때

법조계에서는 이 불합리성을 강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변호사시험 13회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형사 사건은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민사사건은 선고 실시간 중계를 허용하지 않을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당사자들의 부담도 결코 작지 않습니다. 형사사건은 판결문을 신청하기 전까지 선고 이유를 확인하기 어려워 피고인·피해자 부담이 큽니다. 중요한 판결을 직접 귀로 듣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일정을 맞춰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영상재판 도입 당시의 취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법원행정처가 2021년 8월 변론기일 등에 영상 재판을 도입할 때 취지는 '법정에 출석이 어려운 국민 부담을 덜어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 취지는 선고 단계에서는 왜 멈춰야 할까요?

법원의 신중론, 악용 우려

하지만 법원은 신중합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 판사는 "변론 과정에서 법정 녹음이나 녹화 금지를 어기고 영상재판 화면을 몰래 캡처하거나, '판사의 어조나 표정이 불공정하다'는 식으로 기피신청을 하는 악용 사례가 있다"며 "재판 진행 과정도 이런데 선고 때는 오죋하겠느냐"고 했습니다.

법원은 화면 캡처 등 악용 가능성과 재판의 권위 훼손, 법정구속 등 돌발 상황에서 변호인의 조력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늘어나는 영상재판, 이대로는 부족해

한편 영상재판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6년 상반기 영상재판은 10만8707건으로, 2분기 들어 크게 증가했습니다. 당사자들과 법조계의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반증입니다.

변론은 화상으로 진행하고, 선고만 직접 가야 하는 현재의 체계는 분명 불균형합니다. 악용을 막으면서도 선고까지 영상 중계를 허용하는 방안을 찾을 수는 없을까요? 법원과 법조계가 함께 머리를 맞댈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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