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찰력8 min read

AI 시대, 사고를 확장하는 실제적인 방법—답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AI가 모든 답을 주는 시대, 인간은 어떻게 사고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까. 회수사고, 도메인 지식, 질문의 힘—AI와 협업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지키는 실천 전략들을 살펴본다.

박박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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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각해주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그때였다. 한 축산업자가 던진 질문이 기술 발전의 본질을 관통했다. "AI는 인간을 바보로 만드나?" 단순해 보이지만, 이 물음 안에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인간의 근본적인 불안감이 담겨 있다.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당분간 AI는 탄소중립을 위해 엄청난 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고, 늘어나는 AI 사용에 따라 막대한 양의 전력이 소모되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 인지적 문제다. AI 기술이 제공하는 편의의 손을 잡을 때, 우리는 생각하는 능력까지 함께 내주고 있지는 않을까.

깊이 있는 사고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MIT 경영대학원의 슈라기 교수는 AI를 통해 정답을 구하는 대신 "본질에 다가가려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처럼 통찰을 이끌어내는 '프롬프트 학습 선순환'과, 내 아이디어를 비판하게 하는 '건설적 대립'을 통해 사고를 확장하라고 권고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것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전에는 사람이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했다면, 지금은 AI가 초안을 만들고 사람은 그것을 검토하고 조율하면서 비판적 사고의 초점이 정보를 만드는 것에서, 정보를 검증하고 조정하는 쪽으로 이동했다. 우리의 역할이 바뀌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생각의 주도권을 되찾는 "회수사고" 4단계

교육학자 조재형은 '회수사고(Recovered Thinking)'라는 개념을 제안하는데, 이는 AI에게 맡겼던 사고의 일부를 다시 자신의 이해와 판단으로 가져오는 과정이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첫째, AI에게 질문하기 전에 자신의 생각을 간단히 적는다. 둘째, AI의 답변을 받더라도 곧바로 수용하지 않고 잠시 멈춰 검토한다. 셋째, 답변에서 빠진 내용이나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을 찾아 반론한다. 넷째, 이러한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언어로 생각을 다시 정리한다.

이것은 마치 학창시절 필기하던 수업 노트와 비슷하다. 단순히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일단 생각해보고, 그 다음 기계의 답과 비교하고, 다시 나의 언어로 해석하는 과정. 이 번거로움이 있을 때만 우리의 사고는 확장된다.

도메인 지식 없이는 AI도 무용지물

단단한 도메인 지식의 축적이 선행되어야 하며, AI가 내놓은 결과물의 우열을 가리려면 전문가적 안목과 맥락적 사고가 필수적이고, 도메인 지식과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 AI에 전적으로 의존해 단기 성과에 만족하는 이들은 실제 현장 적용 단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언급한 축산업자의 질문도 깊은 도메인 지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장에서 동물들을 키우며 얻은 경험과 통찰력이 있었기에, AI 시대의 본질적인 물음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관련 기사 "AI 시대, 기술을 따라가는 것에서 벗어나 사고를 확장하는 법"에서도 강조되었던 것처럼, 깊이 있는 사유와 축적된 지식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AI는 검색 도구가 아닌 스파링 파트너

AI를 단순한 검색 도구가 아닌 '생각의 스파링 파트너'로 삼는 '실험과 협업'을 지속해야 한다. 이것은 심리적 태도의 변화를 요구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인문학적 소양'과 함께 소통, 감성 지능, 공감, 협업 능력, 불확실성 대응능력 등 '휴먼 스킬'의 강화가 절실하며,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와 문제의식, 세상을 바라보는 민감성만이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진정한 독창성의 원천이기 때문이고, 책을 많이 읽는 것도 여전히 중요하다.

역사를 사랑하고 책을 읽으며 쌓인 통찰력, 예술 감상을 통한 미적 감각, 타인의 마음을 읽는 공감 능력. 이런 것들은 AI가 백 번을 학습해도 닿을 수 없는 영역이다. 오히려 AI 시대일수록 이런 "쓸모없어 보이는 것들"이 우리를 차별화시킨다.

결국은 자세의 문제

AI가 더 많은 답을 만들어주는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빠른 답을 얻는 능력만이 아닐지도 모르며, 그 답을 의심하고,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며, 때로는 전혀 다른 질문을 만들어내는 능력일 수 있다.

"AI 시대 교육의 대전환, 실제로 뭐가 바뀌는 걸까?"에서 다루었던 것처럼, 교육 현장도 이미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 변화의 중심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사고방식이다.

AI가 정답을 주는 시대, 우리는 더 나은 질문을 해야 한다. 더 깊이 생각해야 한다. 더 많이 의심해야 한다. 이것이 AI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생존 전략이자, 동시에 우리의 존엄성을 지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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