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붕괴 1년, 7명의 죽음을 부른 '숫자의 오류'
지난해 11월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중 7명이 숨진 참사가 구조물 과다 절단과 부실한 계산으로 인한 인재로 최종 확정됐다. 1년간의 조사 끝에 드러난 참사의 진짜 원인을 살펴본다.
그날의 비극, 1년 뒤 들려온 진실
어느 쌋날 오후, 울산의 하늘이 무너졌다. 2025년 11월 6일 울산화력발전소 해체공사 과정에서 보일러 타워가 붕괴돼 사망 7명 등의 인명피해를 부른 참사는 단순한 사건이 아니었다.
1년을 기다렸다. 국토교통부는 붕괴사고 이후인 작년 11월 18일부터 올 10월 17일까지 11개월 동안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원인을 파악했다. 지난달 30일, 마침내 그 결과가 공개됐다. 그리고 참사의 원인은 누구나 예상했던 것만큼 비극적이었다—단순한 인재였다.
63미터 높이의 타워가 무너지기까지
사건의 시작은 치밀한 계획이었다고 생각됐다. 보일러 타워 해체공사 중 의도한 방향으로 구조물이 넘어지도록 기둥·보 등 일부 부재를 잘라내는 사전 취약화 작업이 그것이다. 그런데 '계획'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기술자들은 실제 구조물의 위로 올라갈수록 기둥의 철판 두께가 얇아지는데도 철판 두께를 지상층 1곳에서만 측정하고 이 두께 값(24㎜)을 상부 기둥 전체에 일괄 적용했다.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최초 붕괴지점의 두께는 15㎜였다. 60% 이상 두꺼운 것으로 잘못 계산된 것이다.
또한 보일러 타워의 무게를 실제보다 적게 계산해 기둥이 버텨야 하는 힘은 과소평가했다. 계측 실중량은 3525.8t인데, 구조검토 때엔 3005.8t을 적용했다. 구조물이 버틸 수 있는 힘을 몇 백 톤이나 과대평가한 것이다.
한계를 넘어선 절단, 연쇄붕괴
잘못된 수치를 바탕으로 내려진 명령은 명확했다—더 많이 자르라. 기둥이 버틸 수 있는 한계 이상으로 과다하게 절단이 이뤄졌다. 그 결과 기둥이 상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철판이 구부러지며 꺾이는 '국부좌굴'로 파괴되면서 구조물 전체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
63미터 높이의 보일러 타워는 손쉽게 쓰러졌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일곱 명의 노동자가 있었다.
누가 책임지는가
하지만 비극은 단순한 계산 오류만으로 빚어진 것이 아니었다. 구조검토 때 자료에 오류가 있었던 데다 기술적 미흡까지 겹쳤으며, 해체공사 단계별 검토와 관리마저 부족했던 복합적 '인재(人災)'였다.
원도급사는 취약화 및 발파 작업을 전문업체의 판단에 의존, 최종 시공상세도와 현장 조건 간 부합 여부를 면밀히 확인하지 않았다. 또 발주자는 별도 건설사업관리자 없이 사업을 직접 감독했으나 각 참여주체의 업무 수행을 체계적으로 총괄 관리하지 못했다. 이로써 자료 오류와 기술적 미흡을 사전에 걸러내지 못하게 된 셈이다.
기술 부실, 관리 부실, 감독 부실—모두가 한번에 겹쳤다. 이전에 다룬 마라톤 중 잇따른 심정지 사고나 산악 사고 예방을 위한 설악산 탐방로 정비 사례들처럼, 이 사건도 사전 예방과 철저한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1년, 그 이후
참사가 일어난 지 정확히 1년. 부실은 '인재'라는 이름으로 확정됐고, 수사는 계속 진행 중이다. 일곱 명의 노동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의 죽음 위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가. 단순한 계산 오류, 부실한 관리—그것이 수백 톤의 구조물을 떨어뜨리고 생명을 빼앗을 수 있다는 사실 말이다.
참사의 진실이 밝혀진 지금, 우리는 이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그것이 일곱 명을 기억하는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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