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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미식을 맛보다: 슈니첼에서 자허토르테까지, 제국의 맛이 담긴 요리들

돈가스의 원조 비너 슈니첼부터 황제 프란츠 요제프가 즐겨먹던 타펠슈피츠, 초콜릿 케이크 자허토르테까지.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광을 담은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의 역사와 맛을 알아본다.

이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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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미식을 맛보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맛이 담긴 음식들

오스트리아 여행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될 것이 있다면 바로 음식이다. 단순한 관광 코스를 벗어나 현지인들이 먹는 음식으로 그 나라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인에게 비너슈니첼을 떼어놓을 수 없을 정도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 비너슈니첼이다.

돈가스의 원조, 비너 슈니첼의 진짜 이야기

한국인에게 돈가스는 매우 익숙하다. 하지만 돈가스의 뿌리가 오스트리아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표적인 빈 요리이며, 오스트리아의 국민 음식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비너 슈니첼이 바로 그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비너 슈니첼의 기원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베네치아에서는 고급스러운 생활 방식을 보여주기 위해, 특히 디저트에 금박을 사용했으나, 1514년에 가톨릭 교회가 이러한 사치를 금지하자, 이탈리아의 요리사들은 대신 '황금색 빵가루'라는 오래된 조리법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오스트리아에 전해진 것이다.

메뉴에 '비너 슈니첼'이 적혀 있으면, 이는 버터에 튀긴 송아지 고기 슈니첼을 의미한다. 일반 슈니첼과의 구분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다. 튀기기 전에 고기는 조심스럽게 두들기고, 양념을 한 뒤, 밀가루, 계란, 그리고 마지막으로 빵가루를 입히는데 이 때 빵가루를 눌러 붙이지 말아야 튀겼을 때 공기를 가득 포함한 부드럽고 맛있는 슈니첼이 된다.

합스부르크 제국의 정찬 문화

오스트리아 요리는 단순히 오스트리아 것만이 아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의 식문화는 오스트리아 고유의 것 뿐 아니라 폴란드, 이탈리아, 헝가리와 보헤미아의 전통과 양식이 혼합된 형태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오스트리아 제국의 후신으로 1867년 헝가리인과의 대타협을 통해 성립되면서, 다민족 제국의 다양한 음식 문화가 빈으로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전통음식 중 하나인 타펠슈피츠는 작은 단지에 담겨진 삶은 소고기 요리로, 황제 프란츠 요제프가 즐겨먹던 메뉴다. 제국의 황제가 선택한 음식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만 봐도 오스트리아 음식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초콜릿 케이크, 자허토르테의 유명 뒷이야기

오스트리아 디저트 문화의 정점은 자허토르테다. 자허토르테의 인기는 여행객들이 붐비는 성수기 외에도 거의 사시사철 내국인과 외국인의 구별 없이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받고 있다.

자허토르테는 단순한 초콜릿 케이크가 아니다. 1832년 오스트리아의 정치가이자 외교관이였던 클레멘스 폰 메테르니히가 자신의 직속요리사에게 손님맞이용 특별디저트를 주문하였는데,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직속요리사 대신 그의 견습생이자 아들인 '프란츠 자허'가 초코케이크(자허토르테)를 만들었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

자허토르테는 비엔나 1구의 오페라하우스 뒷 편에 위치한 '호텔 자허'에서 최초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에드워드의 자허토르테는 초코스펀지케잌 윗부분에 살구잼을 바른 하나의 케이크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달고 진한 초콜릿맛과의 조화를 위하여 자허토르테 주문시에 달지 않은 부드러운 휘핑크림과 물이 함께 나오는 이유다.

빈의 카페 문화, 음식만큼이나 중요한 경험

비엔나의 디저트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1867-1918) 때 꽃을 피우며, 이 시기 황실과 귀족들의 후원으로 비엔나 디저트 문화는 더 화려해지고 정교해졌고, 오스트리아 디저트 중에서도 이 시기에 개발되거나 유명해진 것들이 많다.

빈의 커피와 카페하우스 문화는 17세기 말 침략한 오스만 제국 군대가 남기고 간 커피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1910년에는 1,200곳의 카페가 영업을 할 정도로 카페가 많아졌으며, 2011년에는 빈 카페하우스 문화(Wiener Kaffeehauskultur)가 유네스코(UNESCO)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도망 중인 반체제 인물들이 안전하게 숨을 수 있는 공간이었던 빈의 지식인 공동체는 아주 작아서, 모든 이들이 서로를 알았으며, 이곳의 카페하우스는 문화적 경계를 뛰어넘어 토론과 대화가 오가는 공간이었다. 카페하우스는 가난한 예술가가 예술적 영감을 얻는 장소였고, 지그문트 프로이트, 레프 트로츠키, 당시 화가를 꿈꾸던 아돌프 히틀러 등이 카페하우스에 드나들었으며,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에 걸쳐 카페하우스는 시인이나 소설가, 극작가 등 여러 문학인의 창작 공간이 되기도 하였다.

오스트리아 여행, 음식으로 시작하라

오스트리아 미식은 그 나라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오스트리아는 유럽 중앙에 있는 내륙 국가로 13세기 말부터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배를 받으며, 일찍이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을 형성한 복수 문화체제였던 까닭에 요리가 매우 풍부하고 다양하다.

비너 슈니첼을 맛보고, 자허토르테를 먹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이것이 바로 오스트리아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음식 하나하나가 제국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 식탁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기자: 이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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